7일밤 오만을 1-0으로 꺾고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진출을 결정지은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축구에 관한한 ‘미다스의 손’으로 꼽힌다.1986년 멕시코,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아 사령탑을 맡아 모두 본선에 진출시킨 이력때문이다. 중국까지 그는 5개팀사령탑으로 5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금까지 본선서도 멕시코가 8강, 나머지 3개국이 모두 16강에 올랐을 정도로 성적을 냈다.
58년 스웨덴월드컵 예선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뒤 꼭 44년만에 최초로 본선에 진출한 중국이나, 지난 해 취임이후 ‘중국을 본선에 올려놓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밀루티노비치 감독 모두에겐 뜻깊은 본선진출로 기록됐다.
밀루티노비치의 성공비결은 독특한 근성에 있다. 영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1944년 유고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밀루티노비치는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어린 시절 고아가 된 탓에 살아남기 위한 기지가 남달랐다”고 말한다.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멕시코 미국 이탈리아 등 각국의 프로팀을 떠돌며 터득한 용병술이 독특한 지도스타일을 만들었다는 것. 그는 독선적인 지도스타일 때문에 해당국 협회와 늘 불협화음을 빚었지만 항상 목표를 이뤄냈다.
지난 해 중국팀을 맡을 당시 “본선진출에 실패하면 만리장성에서 뛰어 내리겠다”고까지 말했던 그는 올해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성적부진으로 경질설에 시달려야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월드컵 예선 1차전서 아랍에미리트를 3-0으로 대파하면서 밀루티노비치의 지지도는 올라가기 시작, 이제는 중국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결국 다루기 힘든 중국선수들을 단기간에 장악한 그의 노회한 용병술이 다시 한번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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