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5일 국제무대에서 처음으로 미국 테러사건에 대한 유감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유엔을 통해 테러근절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리형철(李亨哲)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국제테러리즘 근절을 위한 조치’를 논의한 유엔총회 마지막날인 이날 회의에서 “지난 달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사건은 국제사회를 크게 놀라게 했으며 이는 매우 유감스럽고(Regretful) 비극적인(Tragic) 것”이라고 밝혔다.
리 대사는 이날까지 발언에 나선167개 회원국 가운데 155번째 연사로 나서 “북한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과 이를 지원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밝히고 “테러조직과 지원, 선동, 묵인 등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을 강력히 비난하고 거부한다”고 밝혔다.
리 대사는 그러나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북한을 유지시킨데 대해 “국제관계에서 주권평등을 주장하는 독립국가를 테러국가로낙인찍어 군사적 개입과 점령, 일방적 압력 및 제재조치 등으로 주권을 침해하고 고통을 주는 행위는 국가 테러행위로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지위에는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해외 테러단체 명단을 발표하면서 일본적군파(JRA)가 활동부재를 이유로 테러단체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그같은 조치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위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물음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위에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테러단체의 제외여부는 어떤나라가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되느냐 여부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면서 “일본 적군파의 경우 계속되는 테러행위가 거의 없기 때문에 테러단체 명단에 재지정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군파들은 여전히 북한에 안전한 피신처를 제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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