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등급제’가 첫 도입되는 2002년 수능시험에서도 수험생의 개인별전국 석차가 공개된다.주요 대학들이 이미 ‘등급제’와는 관계없이 종전처럼 수능 총점으로 학생을 선발키로 한 데 이어 전국 석차까지 공개될 경우 수험생들은 등급 보다는 수능 총점을 기준으로 대학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등급제 유명무실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동ㆍ金成東)은수험생 수능성적의 총점 점수대별 누가분포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전체 수험생의 총점 누가분포표를 CD에 담아 일선 학교에만 진학지도용으로배포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성적표에 종합등급(1~9등급)만 기재할 경우 진학지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남녀별ㆍ계열별총점 누가분포표를 작성, 일선 학교에만 배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수험생의 성적표는 당초 방침대로 총점이 기재되지 않고 등급만 부여되는 등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국 석차가 공개되면정시모집 인문계의 경우 ▦가군 47개대 ▦나군 58개대 ▦다군 43개대 등이 총점이나 마찬가지인 언어,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외국어 등 5개영역을 반영해 전형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종합등급은 무의미하고 총점 석차가 당락의 중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D대입학원 관계자는 “전국석차를 알게 되면 같은 등급이라도 총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험생은 높은 학생에 비해 하향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실제 대입상황에서는 등급제가 도입 첫해부터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일선고교의 한교사는 “이제는 등급은 무시하고 종전 입시처럼 총점과 석차, 학생부 성적으로 대입지도를 할 수 밖에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평가원측은 각대학의 수능 총점에 의한 학생선발 관행을 줄이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중시하는 전형방식으로 다양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2002학년도 대입 때부터 수험생의 성적통지 방식을 대폭 바꿨다.
이에 따라 올 수능시험 응시생의 성적표에는 총점을 기재하지 않고 전체 응시생의 상위 4%까지는 1등급, 다음 7%(누적 11%)까지는 2등급 등의 순서로 최하위 9등급(4%)까지 전체 영역의 종합등급을 부여하기로 했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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