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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물먹인 '러·日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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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물먹인 '러·日 담합'

입력
200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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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일본이 영유권을 다투는남쿠릴 열도 수역의 꽁치잡이 뱃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현재 조업 허가권을 행사하는 러시아가 일본의 보상을 받는 조건으로 내년부터 제3국 어선의조업을 금지시킬 것이란 얘기다. 두 나라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꽁치 소비량의 40%를 이 어장에서 잡는 우리로서는 미리 대응책을 세워야마땅할 것이다.러일 두 나라가 어떤 조건으로든제3국 조업금지를 추진한다고 해서 뒷거래나 담합이라고 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실익도 없다고 본다. 영토 분쟁 당사국의 타협이나 거래를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은 못 된다. 다만 양국과호혜적 어업 협정을 맺은 우리로서는 그 의도를 면밀히 살펴 꽁치잡이 등 원양 어장을 최대한 확보하는 실리를 좇아야 할 것이다.

일본이 입어료 수입까지 보상하면서제3국 조업을 막으려는 것은 남쿠릴 열도와 주변 수역에 대한 러시아의 실효적 지배권이 굳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다. 러시아가 돈을 받고 주권을포기하겠느냐는 관측도 있지만, 현실적 지배가 손상되는 것이 아닌 바에야 대일 관계를 고려해 타협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렇다면 역시 일본이한러 어업 협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취한 산리쿠 수역의 조업 금지를 빨리 풀도록 하고, 러시아에는 다른 어장 개방을 통한 꽁치 어획 보장을 요구하는등의 다각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일본이 내년도 입어 협상을 위해10일 열리는 한일 수산 당국자 회담의 협상 전략으로 설익은 러시아와의 타협을 흘렸을 것이란 추측도 있어 사태를 단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우리정부가 느긋한 자세로 있다가 러일 타협설이 불거지자 진상 확인과 해명에 부산을 떠는 것이다. 주변국과 어업 협상을 거듭 그르쳤다고 비난받은 정부가다시 손 놓고 있다가 어민들의 생존 터전을 잃는다면 가뜩이나 불안한 민심을 한층 어지럽힐 것이다.

모든 나라가 자원 확보를 최우선외교안보 과제로 삼는 시대다. 꽁치잡이 어장 하나 지키지 못하고서 험난한 자원 전쟁의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

정부의 분발과 외교적 노력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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