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참사의 직격탄을 맞은 세계 항공업계가 ‘파산도미노’ 위기에 처해 있다.스위스 정부가 3일 파산 상태인 스위스 에어에 4억5,000만 프랑(2억7,100만달러)의 긴급 구제자금을 지원키로 하는 등 각국이 ‘항공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경영수지 악화라는 병인(病因)이 제거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라는지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날 “대부분의 항공사는 경영이 매우 위태로운 상태”라며 “적자노선 정리와 운항 횟수 등을 시급히 조정하지 않으면 대량 해고는 물론 파산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항공업계는 올들어 세계경제 침체에 시달린데다 참사 이후 항공 테러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승객이 전세계적으로 급감,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굴지 항공사들이 이날 발표한 9월중 경영 실적은 ‘스위스에어는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위기가 엄살이 아님을 보여준다. 미국의 제 2ㆍ3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와 델타의 승객은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1.5%, 32.4% 감소했다.
영국항공(BA)도 승객이 11%(11일 참사 이후 32.1%) 줄었으며, 젠니쿠(全日空)등 일본 3대 항공사는 참사 이후 2주일 동안 107억 엔의 손실을 보았다. IATA에 따르면 테러 후유증으로 국제선에만 최소 70억 달러의 손실이예상된다.
더욱이 미국이 선언한 테러와의 전쟁은 속전속결이 아닌 지구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항공 경기’에 대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칫 승객 감소(탑승률50~60%)와 파격적 할인 공세(40~60%), 경영 악화의 악순환이 지속되면 극소수의 항공사만 살아 남게 되는 등 업계 전체가 구조조정에 휘말릴가능성도 높다.
델타 항공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약속한 150억 달러의 구제금융 등 각국정부의 지원도 결국 갚아야 할 빚”이라며 “항공업계는 지금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ㆍ관광 업계도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뉴욕과 워싱턴의 호텔 투숙률은50%선에 머물고 있으며, 포르투갈의 리스본시는 3만개의 객실예약이 취소되자 관광객 유치 자금으로 230만 달러를 급히 마련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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