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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美수출길 숨막힌 지방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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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美수출길 숨막힌 지방경제

입력
2001.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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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에 생필품용 폴리에스터(PE)필름을 수출해 온 충북 옥천군의 D사는 요즘 초상집 분위기다.미 동부지역에 20만달러가 넘는 수출이 예정돼 있었으나 현지 바이어가 테러참사(9월11일) 직후 “당분간 수출오더를 보류한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 이 회사 관계자는“미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를 늘리는 등 거액을 투자했는데, 앞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가뜩이나 힘겹게 연명해 온 지방경제가 미 테러 후 폭풍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사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지방 산업단지에는 미국과 중동에 주로 수출하는 섬유 안경테 낚시용품 등의 영세 제조업체가 몰려 있어 그 피해는 일파만파로커지고 있다.

■영세 제조업에 직격탄

수도권 다음으로 경제규모가 큰 부산지역은 미국 판로가 막히면서 지역경제가 세계무역센터처럼 녹아 내리고 있다.

연간 1,200만달러(약 156억원)의 신사복을 미국 뉴욕지역에 수출해 온 부산의 W통상이 대표적인 예. 테러 이후 수출물량선적이 중단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연간 1,500만달러어치의 낚시용품을 미국에 수출해 오다 테러 이후 주문이 끊겨 버린부산의 W사는 앞날이 더 걱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테러 여파로 미국 전역에서 레저활동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 추세가 계속되면 회사 문을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구ㆍ경북, 또 곤두박질

밀라노프로젝트(섬유산업 고도화 전략) 등을 통해 숨통이 트이는 듯했던 대구ㆍ경북지역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대구ㆍ경북의 대미 수출은 각각 3억4,000만달러와 16억3,100만달러로 호조를 띠었다.

그러나 테러 이후 대미 수출은 급락세로 돌아섰고, 부도위기에 몰리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섬유와 함께 주요 수출품목인 안경테산업도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미 라스베이거스의 안경박람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 울산은 중동 한파

울산지역은 중동의 불안으로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중동지역을 운행하는 유조선 운임이가파르게 상승, 관련업체들은 가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컨테이너 화물선 업체들도 중동 및 극동지역을 운항하는 화물에 대해 8일부터 전쟁위험 할증료를 부과, 채산성을 맞추기 힘겨운 상황이다.

수입원유의 43.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은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테러 이후 선적지연 30건 225만달러,수출상담 중단 9건 59만달러, 수출대금 회수지연 12건 31만달러 등 총 406만달러의 대미 수출피해가 발생했다.

부산 사상공단의 입주업체 관계자는 “수출업체의 공장은 대부분 지방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지역 경제는 소생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각시도에 ‘지역경제 대책상황실’을 설치,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대책을 강구토록 하는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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