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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명 '추석날 살신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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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명 '추석날 살신성인'

입력
200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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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대보름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그 시간에 두꺼운 방수복과 무거운 공기호흡기를 메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가시던 두 분….”지난 1일 인천 엠파이어웨딩홀 화재 진압 중 숨진 구용모(具龍模ㆍ49)소방장과 이동원(李東垣ㆍ31) 소방사에 대한 영결식이 열린 3일 오전 인천남부소방서 뒷마당.

남부소방서 직원들이 화재진화현장에서 스러져간 용감한 두 소방관을 마지막 보내는 조사를 읽어 내려가자 유족들은 끝내 오열을 참지 못했다.

구 소방장의 아들 교선(18ㆍ고3)군은 “아버지는 수능시험을 앞둔 저를 매일 아침학교에 데려다 주시면서도 다른 대원들보다 항상 1시간 먼저 출근하셨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한 친척은 “구 소방장이 배달일을 하는 아내 유순금(46)씨와 한푼 두푼 돈을 모아 내년 새 아파트에 입주할 꿈을 키워 가고 있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함께 숨진 이 소방사의 아버지 이원종(67)씨는 “소방관만은 안시켜야 했는데…”라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 소방사는 1993년 미국 오클라호마 시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사회에 더 보람된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9월 소방관시험에 응시했다.

한편 인천시는 이들 소방관 2명을 각각 1계급 특진시켰으며 행정자치부는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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