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지난 4월부터 군 검찰과 공동으로 박노항 원사에 대한 병역비리를 수사한 결과,박씨가 모두 90건의 병역비리르 알선하고 12억1,35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추가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검·군 공동수사반은 병역비리 청탁자 87명,병무청 직원과 브로커 39명,한성남 전 병무청 차장 등 병무청 고위간부 4명을 적발,이 중 127명을 입건해 53명을 구속하고 12명을 지명수배했다. 또 박 원사 병역비리와는 별도로 서수석 대구병무청장과 최경희 강남구청 병사게장 등 일반 병역비리 사범 53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이로써 5개월여간의 검·군 합동수사는 사실상 막을 내렸으나 정치인과 사회저명인사등 거물급은 거의 적발해 내지 못해 질적 측면에서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병역비리 청탁자의 직업은 사업가가 41명으로 가장 많았고,의사·약사 8명,대기업 임원 6명,전·현직 공무원 4명,언론인 3명,연예인 2명 순이었다.
병무청 고위간부로는 서 대구병무청장과 허상구 전 인천·경기 병무청장이 병역면제 청탁 및 비위 묵인 대가로 각각 2,600만원과 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국방부 합동조사단 부단장 및 3군사령부 헌병대장을 지낸 윤모 예비역 대령과 경찰청 외사계창 출신인 김모 전 경정이 각각 회사 임원의 조카와 자신의 아들 병역면제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단일 사건으로는 최고 액수인 1억4,500만원을 받은 헌병대 준위와예비역 중령이 구속되고 강남 일대 거물급 브로커들도 무더기 적발됐다.
6월에는 이익치 전 현대증권회장이 박 원사를 통해 아들의 카투사 선발을 청탁한 사실이 밝혀졌고 H 그룹 임원의 아들도 96~97년 송재환 전 병무청장을 통해 병역청탁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언론인으로는 식품음료신문사 대표인 이모(53)씨가 아들의 의병전역을 청탁한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박 원사에 대한 도피지원 및 병역비리 알선책으로 지목됐던 내연녀 김모(53)씨와 변호사 사무장 최모(50)씨 등에 대한 수사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병역비리연루 정치인 대부분도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처벌 및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고위공직자와 부유층의 병역비리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향후 서울지검특수1부에 병역비리 전담검사를 지정, 국방부ㆍ경찰과 공조수사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박 원사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종결됨에 따라 병역비리 ‘몸통’에 대한 의혹은 영구 미제로 남을 공산이 높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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