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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추석연휴 특집

입력
200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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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역시나"문화적 유행 현상인 ‘패러디’가추석연휴 동안 방송에서 맹위를 떨쳤다.

패러디 프로그램들은 때로는 새로운 작품으로 재해석되기도 했고, 때로는 원작을그대로 베끼는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

영화 ‘친구’의 결말을 뜻밖의 것으로 바꾸어 놓은 ‘가수극장- 친구’(MBC). ‘친구’에서 익히 알려진 장면들을 그대로 흉내내면서도, 원작에서는감초에 불과했던 중호가 친구를 배신하는 의외의 결말로 변화를 주었다.

10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코미디적인 연기를 했지만, 신선한 느낌을주었다.

시트콤 ‘뉴 논스톱’(MBC)은 특집 패러디극장편에서 ‘엽기적인 그녀’‘성공시대’ 등을, ‘두남자 쇼’(SBS)는 MC 신동엽과 유정현이 드라마 ‘여인천하’를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두 여자 쇼’로 바꾸어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연휴마다 반복되는 ‘재탕’프로그램도여전했다. 추석연휴 낮 시간대 ‘특집’이라는 타이틀은‘하이라이트 모음’으로 이해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뻔했다.

저녁시간대에 자리잡은 ‘보고싶다 친구야’(KBS2)처럼 기존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것도 있었지만, 새로운 손길이 가해진 프로그램을 찾기는 힘들었다.

낮 시간대에 방송한 추석특집은 ‘실루엣 토크’‘출발드림팀’‘스포츠오딧세이’(KBS2), ‘와! e 멋진 세상’(MBC), ‘TV 동물농장’‘기막힌대결’‘영재육성프로젝트 99%의 도전’‘별난 행운 인생 대역전’ (SBS) 등.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봐 식상한 오락프로그램 코너들이었다. 인기스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매력적인요소가 없다.

낮 시간대는 덤으로 얻은 시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일까. 우려낼 만큼 우려내는게 경제적일 수도 있겠지만, 콘텐츠로 승부하는 방송에서 재활용은 미덕보다는 단점이 훨씬 많다.

■KBS '김훈의 테마기행…'

흑백 사진에 담겨진 고향은 고즈넉했다. 추석특집 ‘김훈의테마기행 자전거 타고 고향 가다’(KBS1ㆍ1일 오후 10시50분)에서는 한반도 곳곳의 ‘고향의 현재’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자전거기행을 떠난 저널리스트 출신 김훈씨는 그런 고향이 없다. 엄밀히말하면 그의 고향은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시골의 정경을 간직한 곳이 아니라 도시였다.

염전 일꾼들의 목소리나 진도아리랑을 구성지게 풀어내놓는 진도의아낙네들… 삶에 부대끼는 민중의 정서를 엿보고 싶었을까.

하지만 그에게는 삶의 애환보다는 시골에 대한동경이 강하게 느껴졌다.

김훈씨의 일정을 쫓아가는 흑백 사진 사이사이에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그가직접 전하는 내레이션은 색다른 시도였다.

내레이터는 “여러 사람들의 토향(土鄕)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싶었다”고말했으나, 메마른 듯 어색해 하는 그의 목소리와 몇 컷의 흑백 사진은 감정이입이 되기보다는 고향을 한발 떨어져서들여다보게 하는 장치가 됐다.

지루함을 느낄 수도, 늦은 밤 졸음을 참아내기 힘들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러나 낮은 목소리로 전하는 이 고향에관한 다큐멘터리는 분명 시끌벅적한 휴일의 분위기에서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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