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적인 목소리, 복싱 혹은 트랜스젠더. 서문탁(22)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는이렇게 다소 자극적이었다.데뷔했을 때는 도무지 여자 같지 않은 목소리와 ‘복싱’을즐겨 한다는, 터프한 이미지만 두드러졌고 다음 앨범에서는 몰라볼 정도로 여성스러운 변신으로 ‘트랜스젠더아니냐’는 오해까지 샀다.
물론 힘이 넘치는 허스키보이스와 탁월한 곡 소화력이 주효했지만 이런 주변적인것들이 ‘서문탁’이라는 가수를 알리는 데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
그는 “이제 믿을 것이라고는 음악뿐”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전략적인 이슈메이킹은 아니었지만 3집까지 낸 중견가수로서 더 이상선정적인 ‘논란거리’에 기댈 수는 없다는 뜻이다.
첫 트랙을 거는 순간달라졌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특유의 애절하면서도 파워 넘치는 록발라드를 과감히 포기하고 속도감 있는 헤비메탈로 앨범을 채웠다.
마냥 진중한것은 아니다. 타이틀곡 ‘사미인곡’(이영준 작사ㆍ표건수 작곡)은 스피디하면서도 클래식한전개에 ‘온 국민에게 고하나니 사랑하며 살지어다…’하는, 다소 생뚱맞은 가사를 실어 친근하고 장난스럽게도 느껴진다.
‘사랑, 결코 시들지않는…’‘사슬' 등 가슴 시린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 변신은 아쉽지 않을까.
“사실 음반 판매만보자면 이전 노래들이 더 안전하겠지만 항상 그 모양대로라면 언젠가는 한계가 오겠죠.”
콘서트나 대학축제 등 라이브공연을 많이 하는 그로서는 스타일을 바꾸고 좋은 점이 또 생겼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부르던 빠른 리듬의 팝 메들리 대신 자기 노래만으로 충분히 현장 분위기를 들뜨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록이라는 장르에 라이브 가수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좀거리감을 갖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나이보다 들어보여서 더 그렇겠죠?”
그래서 다양하고 유연한 제스처를 구사한다.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도 하고 중ㆍ장년이 많은 곳에서는 트로트를 불러주기도한다.
그래서인지 10월까지 40개가 넘는 대학축제에 초청을 받고 있다. 친밀하게 다가서는 실력파 가수, 그는 선배 ‘인순이’를닮고 싶다고 했다.
/양은경기자 ke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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