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의 최고 화제는 테러와전쟁. 최근 이슬람 문화의 이해를 돕는 책들도 많이 소개됐는데 영화도 적지 않다.여기 소개하는 영화들은 대개 청소년 관람가 작품들. 자녀와 함께보며 이슬람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해 본다면 더욱 의미있는 연휴가 되지 않을까.
먼저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들을 찾아본다. 바실 디어든의 ‘카슘공방전(Khartoum)’은 60년째 영국과 이집트의 지배를받고있던 1885년의 수단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다.
수에즈 운하 확보와 아프리카 지배를 위한 영국의 야심을 그린 ‘카슘…’은 데이비드 린의 ‘아라비아의로렌스(Lawrence of Arabia)’를 연상시킨다.
사막이 너무 깨끗해서 사랑한다던 T. E. 로렌스(피터 오툴)의 소박한 이상주의는 아랍연합군의 사분오열과 영국의 정치적 야심에 의해 빛을 잃고 만다.
시리아 출신의 무스타파 아카드는 중동 국가의 막대한 자금 지원에 힘입어 두 편의 애국적인 영화를 내놓았다.
이슬람교 탄생을 그린 ‘멧세지(Mohammad, Messenger of God)’와 20세기 초열강의 영토 확장 야욕을 배경으로 한 ‘사막의 라이온(Lion of the Desert)’이 그것.
‘멧세지’는 마호메트가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 이슬람교 창시자가 되기까지를 그린 것이고, ‘사막의…’는무솔리니의 침공을 받은 모로코를 구하기 위해 일어선 베드윈족 지도자 오마르 무크타르의 영웅적 활약을 담고 있다. 두 편 모두 앤터니 퀸이 주연.
존 밀리어스의 ‘바람과 라이온(The Wind and the Lion)’은 ‘사막의…’와 비슷한 시대에 일어난 사건을 영화화한 것.
브라이언 길버트의‘솔로몬의 딸(Not Without MyDaughter)’은 팔레비를 몰아내고 호메이니가정권을 잡은 이란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한 실화극이다.
세계 영화계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화를 계속 공급하고 있는 이란 영화의 힘을 확인하는 것으로 추석 비디오 보기를 마무리하자.
1996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이란 영화가 처음 국내에 소개됐지만 ‘내 친구…’는 1987년 작이다.
너무 늦게 알게 된 이란 영화지만, ‘내 친구…’를 감독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 ‘체리향기’가 연속 개봉됐다.
키아로스타미의 영향이느껴지는 자파 파나히의 ‘하얀 풍선’과 마지드 마지디의 ‘천국의 아이들’도 어린이가 주인공인 가슴 뭉클한 영화다.
장면 장면을 그대로 정지시켜액자에 담아두고 싶을 만큼 영상이 아름답고 강렬한 모센 마흐말바프의 ‘가베’도 비디오로 나와있다.
/옥선희·비디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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