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학과장을 하면서 60명 교수 중 20명을 교체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모인 미 MIT대에서 1991년부터 올 6월까지 10년간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맡아온 서남표(徐南杓ㆍ65) 교수. 기계공학의 대가로 30년 넘게 MIT 교수로 재직하면서그는 MIT 개혁의 주역으로 활약했다.연세대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28일 ‘MIT 기계공학과의 변신’ 제목으로 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연에서기술혁신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꾸준히 고민하라고 과학도들에게 주문했다. 침체돼 있던 기계공학과를 MIT내에서 뛰어난 실적을 인정받는 학과로 만든 바탕은 젊은 교수들에게 남이 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도록 격려했기 때문이다.
“기존 커리큘럼을 대대적으로 수술하고 기계공학과 전혀 상관없는 수학, 화학 전공의 뛰어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교수로 임명했죠.”
이러한 그의 노력은 초기 심각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학과장을 맡은 지 4개월 후 정기감사에서 학과 교수들 50% 이상이 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여기서 내가 물러서면, 어느 누구도 개혁에 나설 수 없을 것 같더군요.” 개혁 중간에 물러날 경우, 후임자가 오더라도 힘이 실릴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10년 후, 기계공학과는 양자컴퓨터,인조실크, 바코드를 대신할 자동제품인식기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으며 그의 학과 운영방식은 MIT내 다른 학과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MIT기계공학과는 미국내 대학 중 이 분야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고교시절부터 미국에서 보낸 그는 그동안 꾸준히 고국을 찾으며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논문 수보다는 질로 평가받는 시스템이 한국대학에도 빨리 도입돼야 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국민을 현재보다 3배 이상 잘 살게 만들까 고민해야지요.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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