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억원대의 금융비리로 구속된 ㈜G&G그룹 이용호(李容湖) 회장이 지난해 가구전문제조회사인 레이디㈜의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뒤 고의로 회사를 부도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씨가 빼돌린 돈을 다른 기업 인수나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27일 인천지검과 고소인인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이씨측은 지난해 3월 계열사인 ㈜삼애실업(현 삼애인더스)을통해 레이디를 인수한 뒤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LG투자증권을 통해 발행한 채권담보부채권(CBO) 60억원과 전환사채(CB) 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씨측이 임의로 500억~800억원대의 융통어음을 발행, 사채시장 등에서 현금화한 뒤 빼돌린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라진 회사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하루에 최고 수십억원의 회사돈이 움직이는 등 정상적인 자금거래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많았다”며 “더욱이 빠져나간 자금이 서울 파고다공원의 노숙자 명의의 계좌로 흘러들어가기도 했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검찰은 이씨가 G&G구조조정㈜ 직원인 정모씨 등을 레이디의 재무담당자로 임명, 회사 자금관리를 맡긴 점을 확인하고 정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정씨는 3,000억원대 대출사기로 중국으로 도피한 변인호(卞仁鎬)씨의 최측근이자 강남 사채시장의 거물로 알려져있어 이씨가 변씨와 공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레이디는 이씨측의 인수 후 500억원 가량의 자금을 금융권으로부터 지원받아 정보통신업, 생명공학 등으로 사업영역을확장해왔으나 분명치 않은 이유로 자금압박에 시달리다 지난해 12월29일 부도처리됐다.
특히 레이디는 지난해에만 4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불안정한 주주구성을 보였으며 부도 3개월 전 부터는 대주주였던 G&G구조조정 등 이씨 계열사들이 지분을 완전히 정리해 고의부도 의혹을 증폭시키고있다.
레이디 사정에 정통한 증권관계자는 “삼애측의 인수 후에도 레이디는 꾸준히 이익을 냈고추가 자금지원까지 받아 경영상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결국 이씨측이 레이디를 계열사 운영을 위한 자금창고로 사용하며 회사돈을 빼돌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이용호 게이트와 내 사건 관련있다"
‘도박 골프’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뒷말이 무성한 신안그룹 박순석(朴順石) 회장이 G&G그룹 이용호(李容湖)회장 간의 커넥션 의혹이 일고 있다.
두 사람 간 친분관계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 그러나 금융계 인사들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두사람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박 회장의 신안종합건설과 이 회장의 KEP전자 및 삼애실업은 지난해 9월 조흥캐피탈입찰에 동시 참여했다. “신안종합건설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힌 뒤 KEP전자 컨소시엄이 뒤늦게 인수 의향을 밝혀왔다”는 것이 조흥캐피탈을 매각한 조흥은행측 설명.
결국 KEP전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같은해 11월 306억원에 조흥캐피탈 지분 69.6%를 인수했다.
이를 두고 금융계 일각에서는 입찰 과정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안측이 조흥캐피탈을 양보하는 대신 대가를 챙기는 등 여러가지 거래가 있었을 수 있다”며 “장부가가 605억원에 달하는 기업이 절반 정도에 팔린 것도 미심쩍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국세청 고위 간부를 지낸 K씨와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이 회장이 지난해 KEP전자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박 회장측에 접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5월 KEP전자 세무조사 결과 25억원 규모의무자료 거래 혐의가 나타났음에도 1억3,000만원의 가산세만 부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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