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각의 한국현대사 연구물이 책으로 정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정치학자 신복룡 건국대 교수가 최근 집필한 ‘한국분단사연구’(한울)는 우리에게는 비극적으로 기억되는 1943~1953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2차대전종전(終戰) 이후 전후 처리과정에서 한국이 거론된 카이로 회담으로부터 한국전쟁이 외형상 종식되고 휴전이 봉인된 시기까지의 10년 간의 역사이다.
신 교수는 10여년 동안 미국연방문서보관서에서 수집한 사료 등 방대한 1차 자료를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휴전협상과 관련된 비밀 협상 사료 등 그의 연구에서 최초로 제시된 사실들을 접합 수 있다.
그는 재수정주의적 입장에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책임이 북한과 소련에있다는 전통적 시각과 미국의 책임이라는 수정주의적 시각과 대비되는 입장이다.
그러나 좌우익의 내쟁(內爭)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 재수정주의 시각과도조금 차이가 있다. 그는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좌우익의 갈등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역기능을 초래했다고 본다.
그는 해방정국의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으며,분단의 과정에서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반추하고 있다.
이 같은 그의 입장은새로운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이완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는 “그것은 권력투쟁일 뿐이지 분단의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고 비판했다. 기존의 역사학자들과수정주의 학자들에 대한 적대감 내지는 홀대도 논쟁의 대상이다.
신복룡 교수는 “분단의 책임은 우리스스로가 져야 한다”며 “우리의 현대사 연구에서 그동안 소홀히 해 온 것은 조명하고 복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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