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고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여야의원들이 대법원의 늑장 재판으로 10ㆍ25 재보궐 선거 출마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대법원과 국회에 따르면 9월말현재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돼 상고심에 계류중인 전ㆍ현직 의원은 민주당 장성민(張誠珉ㆍ서울 금천) 의원과 한나라당 김호일(金浩一ㆍ경남 마산 합포)의원, 최돈웅(崔燉雄ㆍ강원 강릉) 전 의원 등 3명.
중앙선관위는 지난 8월 오는10ㆍ25 재보선 선거 개시일(10월9일) 전까지 대법원의 형 확정판결이 날 경우 그 이전에 의원직을 사퇴해도 출마자격을 잃도록 했으나, 대법원은 내달 8일까지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선거사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은 김 의원의 부인 이모씨의 상고심은 2심이 선고된 지 벌써 4개월이나 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근 사표를 제출한최 의원은 물론, 장 의원과 김 의원도 30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하면 선거 출마 자격이 주어지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전국선거사범 전담 재판부회의’를 열어 선거사범 재판을 1년(1심 6개월, 2심ㆍ상고심은 각각 3개월)내에 끝낸다는 내용의 선거재판 시행방안을 발표했고, 현행 선거법도 3개월내 반드시 처리토록 규정돼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들 의원들에 대한 재판 지연이 재판부와의 특정학연 및 지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천정배(千正培ㆍ민주) 의원은 이날 열린 대법원 감사에서 “대법원이 사건들을 내달 8일까지 처리하지 않아 보궐선거가 실시된다면 정치개혁을 180도 거스르는 결과를 방치하는 꼴”이라며“특히 선거법 위반으로 퇴출돼야 할 특정 정치인과 소속정당을 결과적으로 지원했다는 국민의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의원의 경우 재판부내 의견이 엇갈려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는 등 충실한 심리를 위해 다소 재판이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관련 장성민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을뿐 선거에 다시 출마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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