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골프’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막대한 현금 보유 능력을갖고 있는 박 회장이 여권의 본거지인 전남 신안 출신인데다 평소 여권 실세들과 막역한 사이라고 공공연하게 자랑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이용호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여권이 박 회장의 ‘입 단속’을 위해 구속방침을 정했다는 설마저 흘러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은 여권 실세들과 얽힌 ‘박순석 게이트’ 가능성을 주장하며 쟁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민주당은 이에 맞서 “박씨는 구 정권에서 컸던 사람으로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차단막을 치는 등 여야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권은 물론, 박회장을 알고 있는 일부 야당 인사까지 “그는 정치권과는 별관계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DJ 정계은퇴 후 아태재단을 설립할 무렵 재단측이 박씨에게 후원금 기부를 타진한 적이 있다”며 “박씨는 당시 ‘내가 왜 DJ를 도와줘야 하느냐’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를 직ㆍ간접적으로 아는 여ㆍ야 의원들도 “여권 실세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으며 구두쇠로 소문나 뒷돈을 줄 인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박 골프’를 수사 중인수원지검 이훈규(李勳圭) 2차장도 26일 “신안그룹이 인수한 관악(현 리베라) CC 일부 회원들이 박 회장을 업무상 배임으로 진정, 수사에 착수했다”며 “도박으로 시작한 사건인 만큼 도박으로 끝을 맺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일단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이번 사건은 박 회장이 리베라 CC 운영 과정에서 기존 회원들과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박 회장은 관악CC 인수과정에서기존회원 3,000여명을 상대로 특별회원을 모집하며 1인당 1억6,000만원을 요구해 회원들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고, 일부 회원들은 박 회장의 비리를 캐기 위해 뒷조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실무 경영진과의 잦은마찰을 빚어 골프장 내부의 제보로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단순도박골프 사건’으로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 회장측 변호인인 임한흠(任漢欽) 변호사는 “박 회장의 억울한 사연을 영장 실질심사과정에서 다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호남에서 잘 나가는 기업가를 구속시키는 데 대한 부담이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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