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슈 인사이드 / 반도체 D램 4강 "누가 오래 버티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슈 인사이드 / 반도체 D램 4강 "누가 오래 버티나"

입력
2001.09.27 00:00
0 0

세계 반도체 업계가 누가 ‘먼저 쓰러지나’버티는 지구전(持久戰)에 돌입했다.인텔의 펜티엄Ⅳ와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XP 출시, 크리스마스 선물수요 등을 근거로 했던 반도체 경기의 ‘하반기 회복론’은미국 테러참사로 이미 물건너간 상태. 3ㆍ4분기를 고비로 위기는 하이닉스 반도체 차원을 넘어 세계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피니온 등 D램 4강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반등시점까지 1년여 동안 ‘누가 오래 버티나’의힘겨운 생존게임을 벌이게 됐다.

■적자, 자금난, 감원

D램 세계랭킹 2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참담한 4ㆍ4분기(6~8월) 경영실적을 발표했다.매출은 전분기 8억1,800만달러에서 4억8,000만달러로 급감한 반면, 순손실은 3억100만달러에서 5억7,600만달러로 급증했다. 매출 보다도손실이 큰 사상 최악의 성적표인 셈이다. 주당 순손실도 50센트에서 76센트로 치솟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가 유력시되던 세계 4위인 독일 인피니온은 심각한 자금악화설에 휘말리고있다. 도이치 방크는 25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인피니온의 올해 손실규모를 당초 주당 0.81유로에서 0.89유로로, 내년 손실은 주당 1.48유로에서2.17유로로 상향조정하면서 “향후1~2분기안에 자금을 조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전망했다. 인피니온의 도시바 인수 가능성도 그만큼 희박해졌다.

세계 1위 업체로 2ㆍ4분기 유일하게 흑자(반도체 전체 3,000억원)를 냈던 삼성전자도 3ㆍ4분기부터는D램 분야에서 적자반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매도공세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40% 가까이 폭락했다.랭킹 3위인 하이닉스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다.

■지구전 전략

수요회복 기대가 물건너간 상황에서 업체들은 감산이나 통합 같은 공급조절 보다는 ‘버티기’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구전에 대비한 전술은 대체로 3가지다.

첫째는 ‘실탄’ 비축. 장기전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자는 계산이다. 마이크론은 상반기12억~1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인피니온도 증자를 통해 15억달러를 확보해둔 상태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5,000억원에 이어 내달5,000억원 등 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모두 6개월~1년치 자금은 비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는 생산성 경쟁. 업계 관계자는 “결국 승부는 얼마나 원가를 줄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월가절감 싸움은 일차적으로 회로선폭을 얼마나 더 가늘게 하느냐로 집약된다.삼성전자는 현재 0.15㎛급인 미세회로선폭을 연말까지 0.13㎛급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도 11월부터 0.15㎛급을 적용하고, 내년상반기안에 0.13㎛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 역시 금명간 0.13㎛ 선폭을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통상압력. 시장외적 압박을 통해 몇몇 업체(특히 하이닉스)를 ‘링’ 밖으로 끌어내려는 계산이다. 대우증권은26일 분석보고서에서 “마이크론이 실적악화를 계기로 하이닉스를 비롯한세계 D램생산업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반(反)덤핑제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결국은삼성전자와 마이크론 2강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피니온은 자금악화설을 전면부인하고 있고 하이닉스 역시 기술ㆍ원가경쟁은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싸움은 길어질 공산이 높다. 그러나 싸움이 길어질수록 반도체 값은 더 떨어져, 생존환경은 더욱 악화하는 것이 현반도체 시장의 딜레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