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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組暴이 활개치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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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組暴이 활개치는 정치

입력
2001.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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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게이트의 진상을 파헤치려는 야당 의원들에게 조폭의 행위로 추정되는 협박전화와 편지가 잇따라 배달 된 것은 예사로 볼 수 없는 일이다.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도 위해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하니, 조폭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반증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사건과 조폭이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치안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권력기관 사람들이 조폭과 술자리를 같이하며 형님 동생하는 사이 조폭들의 간덩이가 그 정도로 부어 올랐다는 것인지 한편으로는 허탈한 마음도 든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이런문제를 놓고 여야가 따로따로 정략적 대응을 하려 한다는 점이다.

여당은 은근히 야당에 의한 정치공작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 하고, 야당은 ‘정권의비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원이 협박 받는 것과 집권당이 골탕 먹는일이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인지 그 자체의 모순은 차치하고라도, 여야의 이런 태도는 바르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정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해도 상대 당을 골탕 먹이기 위해 협박을 조작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특히 여당의 이런 발상은 검찰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첫번째 협박편지가 공개되자 검찰은 “과거 조폭의 편지내용은 조악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조폭의 행위가 아님을 은연중 시사했다.

편지를 조악하게 써야만 조폭이라는 것인지, 그런 검찰이 있으니 조폭이 이렇게 판을 치고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협박편지에 대한 진상은 철저하게 가려져야 하리라고 본다. 조폭으로 밝혀 질 경우 그 배후와 의도까지 밝혀져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들어 일각에서 조폭이 미화되고있고, 그런 연유로 조폭이 영향력을 급격히 넓혀가고 있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음을 관계당국은 유념해주기 바란다.

조폭을 미화한 영화가관객을 끌어들이고, 청소년들 사이에선 조폭을 영웅시 하는 풍조가 생긴다는 얘기는 심상치 않다. 조폭의 발본색원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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