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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대변인의 '私的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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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대변인의 '私的 전화'

입력
2001.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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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가판이 나온 뒤 민주당 부대변인 장전형(張全亨)씨가 편집국 정치부가 아닌, 사회부로 전화를 걸어왔다. 24일자 한국일보 1면에 보도된 고위층의 인척이자 금융기관의 고위 간부인 이모(59)씨에 대한 기사 때문이었다.“개인적으로 이씨와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그는 기사내용에 대한 해명과 함께 제목을 바꿔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씨가 소속해있는 금융기관에는 언론사를 상대하는 공적 채널로서 엄연히 홍보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민주당 부대변인이 전화를 해온 것이 이상했다.

이에 대해 장 부대변인은 “이씨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왔으며 외부에 있는 이씨가 해명을 해줄 것을 부탁해왔다”며 ‘사적(私的) 전화’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1일부터 기자가 접촉하려고 그렇게 노력해도 ‘서울 근교에 있다’며 종적을 감춘 이씨가 어떻게 서울시내 중심가에 뿌려졌을 가판에 난 자신의 기사를 보았을까. 그리고 또 기사가 잘못되었다면 직접 전화를 할 일이지 엉뚱하게 민주당의 부대변인을 통했을까.

어딘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장 부대변인은 대뜸 “기사가 틀렸으니 전화한 것 아닙니까”라며 언성을 높였다.

백번 양보해서 ‘이씨와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전화했다’는 말을 받아들이더라도 그는 전화를 해서는 안되었다. 왜냐하면 이씨는 민주당에 속해있는 인사가 아니고 단지 고위층의 인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씨가 정치활동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현정부의 출범이나 민주당의 정당활동에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분명히 민주당의 부대변인이 ‘대변’할 인물은 아니었다. 공(公)과 사(私)는 구분되어야 한다.

정진황 사회부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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