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많은 여성들이 이유없이 몸살을 앓게 된다. 이런 증상은 명절이 지나면 대개저절로 낫는 ‘며느리 증후군’때문이다. 며느리 증후군은 명절을 전후로 가사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해 신체적인 장애까지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주요 증상으로는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을 많이 호소하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복통, 손발마비 증상, 졸도,호흡곤란, 심장의 두근거림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경쟁심이 많고, 우유부단하고,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의 주부에게서특히 많이 나타난다. 이 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 육체적 심리적 짐
주부들은명절이 되면 연휴 내내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제수를 준비하고, 어깨와 허리가 휘어지도록 ‘음식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주부들에게는 일년 중에서 가장 강도 높고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때가 바로 명절이다.
그러나 이런 육체적 고통을 더욱 참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명절 동안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이다. 어려운경제 형편과 치솟는 대목 물가 속에서 주부들은 차례상과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명절이면 더욱 두드러지는 게 가정 내 ‘성차별’이다.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시댁 식구들과 그 조상을위해 음식과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주부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이고 화가 날 것이며, 이를 표현조차 못하고 안으로 삭혀야만 한다. 게다가 흩어져 있는가족이 모이다 보니 시부모, 동서, 시누이들 간에 생기는 심리적인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다.
◎ 온 가족이 함께 나눠야
며느리 증후군의 예방ㆍ치료를 위해서는 주부 스스로 명절 동안에 잠시라도 적절한휴식을 자주 취해서 먼저 육체적 피로를 줄여야 한다.
또 일을 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나압박감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명절 동안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 명절 후에 충분한 휴식을 갖고 가능하면 자신만을 위한 여가시간을 마련하는것도 방법이다.
세란병원 내과 이종경 부장은 “현재의 가족사회 구조에서 주부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상당히제한적이기에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즉 주부가 겪어야 하는 육체적인 고통뿐만아니라 심리적인 고통을 온 가족들이 함께 나눠 가지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며느리 증후군은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증상은 곧 해소된다.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정신과서신영 교수는 “며느리 증후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주부 우울증’을 의심해야 하며, 심할 때는 정신과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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