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프로축구 정규리그 울산-안양전이 열린 울산종합경기장. 후반 24분 올 시즌 이제 3번째 골을 기록한 김현석(34ㆍ울산)은 사이드라인에 쓰러져 얼굴을 파묻은 채 일어날 줄 몰랐다.국내 프로축구에서 가장 많은 골맛을본 터에 이젠 골에 대한 감정이 무뎌질 때도 되었지만 난생처음 골을 넣은 선수마냥 감격에 겨워했다. 프로통산 최다득점 타이기록(101골)이었다.7월25일 100호골을 기록한 뒤 무려 59일동안 골에 굶주려 왔으니 기쁨이 오죽했으랴.
“시즌 초반에 기록을 쉽게 달성할줄 알았는데…. 국내 복귀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지난 해 일본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J리그 득점왕 경쟁을 다투던 그였지만 수비수들의 험한마크가 특징인 국내축구에 다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과감하게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김현석은 “J리그에는 미우라와 나카야마가 100골을 넘어섰다”며“한국서 골넣기가 일본보다 3배는 더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단 한 골이면 윤상철(LGㆍ97년은퇴)과의 타이기록을 뛰어넘어 새 역사를 작성하는 김현석. 기록달성을 위해 올 시즌 남은 6경기에서 ‘최소한 한 골은 더 넣겠다’는 것이 지상과제이지만“장담하기 어렵다”고 움츠린다. 그러나 겸손 떨기가 무섭게 “내년 시즌엔 60골 60도움을 달성하고 싶다”며 ‘기록의 사나이’다운 각오를 다졌다.
이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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