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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직 갈길 먼 대우車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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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직 갈길 먼 대우車 매각

입력
2001.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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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10시40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7층 대회의실. 대우차ㆍ채권단과 GM은 3개월여의 진통 끝에 마침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 백명의내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자를 대표한 이종대(李鍾大)회장과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총재, 루디 슐레이스 GM 아ㆍ태 총괄사장은 손을 맞잡고 카메라를 향해 ‘성공의미소’를 던졌다.이번협상타결은 과연 ‘성공의 축배’를 들만한가. 성공여부의열쇠인 가격만을 따질 경우 결코 ‘YES’라고 할 수 없다. MOU상 대우차의 매각가격은20억 달러. 그것도 GM이 실제로 가져오는 현금은 4억 달러뿐. 지난해 6월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미국 포드가 제시했던 70억 달러와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시 포드에 무릎을 꿇었던 GM이 제시했던 가격도 50억 달러다. 이종대 회장은 “포드때는 공개입찰 상황이었다. 1등에 당첨되기 위해 제시한 70억 달러와 지금의 20억 달러는 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헐값시비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MOU체결이 다른 대안이 전혀 없는 막다른골목에서 택한 ’차선의 선택‘임을 인정하더라도 1년 여 만에 70억 달러가 20억 달러로 줄어든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뼈아픈’현실이다.

MOU체결은 선언적인 의미일 뿐이다. 서로의 입장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다. MOU체결 후 도중에 협상이 깨진 경우가 허다하고 지난해 10월 한보철강과 네이버스 컨소시엄처럼 본계약을 체결하고도 파경에 이른 쓴 경험도 있다.

대우차와 채권단은 지난해 공개입찰에서 치밀하지 못한 협상전략으로 복수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못해 당했던 수모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20억달러도 0원이 될 수 있다.

박희정 경제부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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