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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베이루트 학살 잊었나" 이슬람민중 反美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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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베이루트 학살 잊었나" 이슬람민중 反美 격분

입력
2001.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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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미국으로부터 물심 양면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베이루트의 난민촌을 폭격, 수 천명의 민간인을 몰살시킨 ‘테러’를 기억하는가.”이슬람 민중들의 반미 감정은 이처럼 삶 속에 각인된 악몽 같은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번에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이 시시각각 현실로 다가오면서 전세계 이슬람 민중들의 눈에 다시 핏발이 곤두서고 있다.

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부분적으로 정권과 민중이 분리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베이루트의 한 팔레스타인인은 “미국의 참사에 세계가 흥분하고 있지만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는 1982년 베이루트 학살에 미국인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며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 전했다.

이란 테헤란의 한 시민은 “미국은 전세계에 보복전쟁을 분담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군사적 점령과 제도화된 폭력에 내몰리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엔 나 몰라라 한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미국내 이슬람인들도 무차별적 분노의 표적이 돼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지만 가슴속이 평온할 리가 없다.

미국의 한 팔레스타인인은 “미국은 오스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을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중동에서 지금처럼 이스라엘에 대한 편애와 이중잣대를 고집한다면 제2, 제3의 오스마 빈 라덴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비롯한 주요 이슬람 지도자 23명은 20일 미국의 맹목적 보복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제1차 공격 목표가 되고 있는 아프간 인접 지역에서 느껴지고 있는 이슬람 민중들의 공포와 좌절감은 더욱 직접적이다. 인도는 미국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1억 2,000만 명에 이르는 인도 내 이슬람 교도들 사이에서는 정부 방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 이슬람 지도자인 자마 마스지도 사원의 시에드 아흐메드 부하리는 “미국의 대 아프간 공격은 단순한 보복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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