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사는 박종철(회사원ㆍ31)ㆍ김문희(27)씨 부부는 최근백년가약을 맺은 신혼부부다.그들에게 결혼식은 특별한 체험이었다. 지난주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야외예식장에서 궁중식 전통혼례를 치렀는데, “왕과왕비처럼 혼례를 치러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는 게 박씨 부부의 이야기다.
아내 김씨는 “일반 예식장에서는드레스나 턱시도 등을 빌리는데 70~80만원이 들지만 전통혼례는 의상비, 행사지원 인건비 등으로 65만원이면 충분하다”며“장소도 무료여서 결혼비용을 100만원이상 줄일 수 있다”고흡족해 했다.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열리면서 틀에 박힌 격식과 바가지 상혼, 인파에 시달리기않아도 되는 야외 무료 결혼식이 인기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과 양재동 시민의 숲의 경우 주말이면 2~3쌍의 결혼식이 거행되고 대기중인 예비부부들도 수십쌍이다.
특히 서울시내 많은 공원과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장소와 각종 시설을 무료로 빌려줘 뒤늦게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에게 인기를 끌고있다.
게다가 경실련 건전혼례사업본부(02-333-1479)를 통하면 옛스러운 궁중혼례나 멋진 서양식 결혼식을 값싸게 치룰 수 있다.
또 풍물패판소리 등 색다른 결혼 이벤트를 만들 수 있고, 출장외식 업체를 통해 야외에서 근사한 결혼 피로연도 가능하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야외결혼식장은 양재동 시민의 숲과 보라매 공원이다. 또 한강시민공원여의도지구, 과천서울대공원 복돌이예식장, 남산공원, 용산공원 등도 하객 의자는 물론 방송시설 폐백실 꽃길아치 카페트 등 예식시설 일체를 무료로제공해 희망자들이 몰린다. 이런 곳에서는 혼주측에서 사진 비디오 예복 등만 준비하면 된다.
양재동 시민의 숲에는 자연학습장과 테니스장 옆 2곳에 예식장소가 마련돼 있다. 식장에 아크릴 지붕이 설치돼 있어 햇볕을 가릴 수 있고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주위엔 온통 나무가 둘러져 있어 아늑한 ‘숲속의축제’를 연상케 한다. 보라매 공원도 마찬가지. 그러나 어린이대공원은 모든 시설을 무료로 빌려주지만하객들이 대공원 입장료를 내야하고 공원 사진팀을 이용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남산공원 식물원옆에 마련된 야외예식장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멋진그림을 연출할 수 있고 신랑 신부 입장이나 퇴장 때는 축하분수가 두 사람의 앞길을 축하해 준다.
특이한 곳은 녹사평역이다. 녹사평역 지하 4층 중앙계단 입구에 설치된 결혼식장에는 조만간 제 5호 커플이 탄생할 예정인데,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다.
또 돔형 천장 및 유리로 만들어진 계단은 유명 예식장 시설에 비해 손색이없으며 비누방울 및 드라이아이스 등의 무대장치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김씨 부부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30분만에 후다닥 치러지는 결혼식을 피하고 멋진 두 사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며야외결혼식 예찬론을 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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