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도 중요하지만 테러사태로 숨진 구조대원과 소방관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더욱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 따듯한 마음을 지닌 강철사나이 로저 클레멘스(39ㆍ뉴욕 양키스)가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승률의 20승 투수가 되며 ‘로켓맨’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클레멘스는 20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회 1사까지 상대타선을 5피안타 3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돼 시즌 20승1패, 승률9할5푼2리로 1912년 뉴욕 자이언츠의 루브 마쿼드가 갖고 있던 9할5푼(19승1패)의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승리로 클레멘스는 아메리칸리그 사상 최고령투수 20승 기록도 덤으로 얻었다.클레멘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치며 18시즌 동안 5차례나20승을 기록하고 5차례 사이영상을 받아 대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불혹을 앞둔 올 시즌 투구는 눈 부실 정도. 불 같던 직구의 힘은 떨어졌지만 노련한 완급조절과 완벽한 제구력으로 5월2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이후 16연승를 거두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막강 타선과 최강의구원진이 클레멘스의 대기록을 뒷받침하긴 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벅 마티네즈 감독은 “양키스는 강한 팀이지만클레멘스가 없었다면 그저그런 팀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록 달성과 함께 뉴욕에서 그의 인기도 폭발해 20일 espn.com의 여론조사는 65% 이상의 팬들이 클레멘스가 은퇴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경우,13년을 뛴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가 아니라 3년째 뛰고 있는 뉴욕 양키스의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다.
보스턴과 토론토 시절부터 어린이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자선기금을 만들 정도로 사회적약자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로저 클레멘스의 대기록 달성은 테러참사로 상처받은 뉴욕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기념비로 남을 것 같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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