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스파이스가 4집 ‘D’의 발표와 함께 ‘인디 밴드’라는 딱지 떼기에나섰다. 음악적으로는 물론, 캐릭터 사업 등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1년 반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델리 스파이스는 1995년 홍대 앞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방송에 의지하지 않고 공연과 음반 만으로 적지 않은 마니아를 거느린 인디 밴드 중의 인디 밴드. 97년 발표한 데뷔 음반은 지금도명반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곧 이은 홍대 앞 클럽가와 인디음악의 쇠락은 이들의 전망에 고민을 안겨주었다.평이 엇갈리는 2집과 3집은 나름대로 그것을 해결해가기 위한 노력의 소산.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윤준호(베이스), 김민규(기타), 최재혁(드럼)세 사람이 내린 결론은 ‘대중 속으로’이다. 굳이 ‘인디’를붙일 것 없이 그저 록 밴드가 되자는 것이다.
확실히 새 음반에 실린 노래들은 이전과 다르다. 깊이 보다 여러 사람들의 취향을 배려한 듯 폭을 넓혔다.
첫 타이틀 ‘항상 엔진을 켜둘게’나 ‘뚜삐뚜빠띠’에서극명하게 드러나는 모던 록의 도시적 감성과 밴드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록의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음악을 시도했다”는 이들의 말 그대로다.
‘만약에 당신이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묻는다면/ 난 아마도 머리카락에 껌이 붙어있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야’ (뚜삐뚜빠띠), ‘그리움에서 두려움까지 난 많은 길 둘러왔었고/ 두려움에서그리움으로 난 더 이상 자신이 없어 또 내 자신도’ (Y.A.T.C.) 처럼 묘하게 공감을 얻어내는 노랫말의매력이 더 커졌다.
음악적 변화와 함께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로 11월9일 전국 투어에 맞춰 캐릭터 상품도 출시한다.
모자, 목걸이, 팔찌, 티셔츠 등에 밴드의 이미지를 담는다. 아직 일천한 국내 캐릭터 업계지만 록 관련상품이 주를 이루는 미국과 일본 등의 사례에 비추어 용감하게 도전하기로 했다.
멤버들이 만든 새 음반의 팝 아트풍 재킷에서 드러나듯 세 사람 모두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벌써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고.
영화 음악 작업과 위성방송 음악 프로그램 MC도 고려 중이다. “더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김지영 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