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9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과 국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문제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탈레반정권은 지금 협상이 아닌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며 “테러리스트들을 더 이상 보호하지 말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이어 미국에 대한 테러를 빈 라덴이 저질렀다는 증거를 제공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대통령에 부여한 무력 사용권에 대한 법안에 서명, 전쟁준비를 위한 공식절차를 마무리 했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이날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이슬람 종교지도자회의(슈라)를 열고 미국에 대한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빈 라덴의 신병 인도 문제 등 미국의 공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는 카불 대통령궁에서 열린 슈라의 개막 연설에서 “미국이 증거를 제시하기 전에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할 수 없다”고밝혔다.
오마르는 “미국이 빈 라덴의 범행을주장하는 것은 이슬람과 전쟁을 하려는 핑계”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테러 사건과 관련해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툴라 자말 탈레반문화ㆍ공보부 장관은 “일단 오늘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으나 20일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CNN 방송은 이번 회의가 2~3일이 더 소요될것이라며 탈레반은 빈 라덴의 인도를 거부하고 대미 지하드(聖戰)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의 신병 인도 설득에 실패한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20일 0시30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밝힐 계획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의 보복 공격에 군사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부장관은 19일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테러리즘과의 전쟁은 빈 라덴 뿐만 아니라 50~60개국에 있는 테러 조직을 뿌리째 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럼스펠드 장관은 앞서 1개 이상의국가가 이번 테러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이라크가 또 다른 테러 배후국임을 시사했다.이와 관련, 영국의 정보 전문 잡지 제인스 포린 리포트는미국에 대한 테러를 이라크가 후원했으며 빈 라덴의 후계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 등 2명이 공격을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카불ㆍ이슬라마바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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