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여운환(呂運桓ㆍ47ㆍ구속)씨가 ‘이용호 게이트’ 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가운데 조홍규(趙洪奎ㆍ58ㆍ한국관광공사 사장) 전 의원이 의원시절부터 여씨를 적극 비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조 사장이 의원시절이던 1995년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는 검찰수뇌부에 여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던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조 사장은 95년 9월29일 광주고검ㆍ광주지검 국정감사에서 “제 가장친한 친구의 동생인 여운환이 4년째 대전교도소에 살고 있다”고 자신과의 관계를 소개한 뒤 “홍준표 검사가 구속해서 ‘자기수양’을 하고 있는 동생(여운환)이(조폭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이어 당시 광주지검장이던 심재륜(沈在淪) 고검장을 향해 “(조폭은) 그 대(代)에 끝나야지고교 3년인 아들이 다시 폭력배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경찰도 인간이고 조폭도 인간이라는 차원에서 애정을 갖고 접근하는 따듯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당시 조 사장은 복역중이던 여씨를 수차례 면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어 “가장 준엄하신 심재륜 검사장님이 오히려 가장 따뜻한 검사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광주의 조직폭력배 문제는 태양이 나그네 옷을 벗기듯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폭 햇볕론’을 펴기도 했다.
조 사장은 말미에 “이는 질의라기 보다는 ‘호소’”라고까지 말해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도서슴지 않았다.
당시는 심 고검장이 대검 강력부장을 맡아 범죄와의 전쟁을 지휘하다 광주지검장으로 부임했던시절. 심 고검장은 조 사장의 속기록 내용과 관련, “여씨와 조씨는 굉장히 친한 관계이며 한통속으로 알고 있었다”며 “내가 김태촌 등 폭력배들을 대거 잡아넣은 데 대해 항의하는 의미도 있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심 고검장은 “느닷없이 ‘여운환은 깡패가 아니다. 나는 임휘윤(任彙潤ㆍ부산고검장)씨도 잘 안다’는등 국감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을 꺼냈다”면서 “답변을 요구하지도 않아 ‘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심 고검장은“광주PJ파 사람으로 당시 구속수감중이던 여씨를 보호하고 립서비스를 하기 위해 조 의원이 그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본다”며 “조 의원은 국감내용이 지역신문에 게재될 것을 예상하고 언론플레이를 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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