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증시안정기금’은 과연 위기에 빠진 증시를 살려낼 수 있을까.18일 정부가 추락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10조~15조원 규모의‘제2차 증시안정기금’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증안기금의 실제 조성여부와 투입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1990년 조성됐던 ‘제1차 증안기금’의 실패사례를 떠올리며‘2차 증안기금’의 조성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00-30선’이 마지노선
18일 현재 재정경제부의 공식 입장은 “증안기금을 조성할 정도로 최악은 아니다”라는 것이다.폭락하던 증시가 이날 강세로 반전하는 등 아직은 시장기능이 살아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미국이 보복공격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바로 그 때가 ‘2차 증안기금’을 조성해 증시에 직접 개입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재경부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주가가 폭락하고 자생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없을 경우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특별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300선과 코스닥지수 30선이 증안기금 조성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업협회 김명기(金明起) 상무는 “400선과 40선대를 유지하고 있는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급락, ‘300-30선’이 무너질 경우 시장이 붕괴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 얼마나 부담하나
증안기금 조성과 관련, 가장 큰 문제는 10조~1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의 조달방안이다.‘1차 증안기금’때는 증권업계가 증권금융에서 2조원을 차입해 기금(4조8,000억원)의 절반 가량을 부담했으나 이번에는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일단 재경부는 증권업계 보다는 저금리로 자금이 남아도는 은행이나 보험권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재경부 증권제도과 임종용(任鐘龍) 과장은 “여유자금이 풍부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문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각적인 유인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 역시“주택은행이 1조원을 증시에 투자키로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2차 증안기금’의 절반인 5조원 가량은 은행권에서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대형 상장사와 연기금 등도 ‘2차 증안기금’조성에 참여케 할 방침이다.
▼증안기금 조성해야 하나
증권업계 일부에서는‘1차 증안기금’이 4차례 투입됐으나 결국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증안기금 무용론’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90년 5월에서 12월까지 3조1,196억원을 사들였을 때를 빼고는 증안기금의 나머지 3차례 개입은 주가추세를 돌려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는 투자자들이 심리적 공황에 빠진 것이 문제이며, 증안기금은 단기적으로 공황상태를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은 이날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증안기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단기에 강도높은 시장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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