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대한 공격은 미군의 전쟁사에서 가장 어려운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과 과거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 군사 전문가들은 아프간의 지형적ㆍ계절적 조건, 끝없는 전쟁과 내전으로 단련된 탈레반 ‘전사들’ 의 강인한 게릴라전 등을 들어 미국의 대규모 아프간 전쟁은 ‘제2의 베트남전’ 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있다.◇산맥과눈, 동굴로 뒤덮인 천혜의 지형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수도 카불이 의미하듯 아프간의 전 국토는 해발 고도가 평균 1,000㎙, 북서부는 5,000㎙ 가 넘는 고산 지대이다.
가장 가까운 공해상이 1,000km 이상 떨어진 내륙국인데다 국토 대부분이 동굴과 크레바스 투성이인 험준한 산악 지대여서어떤 형태의 외부 침입도 용이치 않은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 이다. 특히 중부와 북동부 지역은 산맥과 이를 가르는 수많은 계곡으로 이뤄져 있어 지상군의 행군은 물론, 통신 조차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끌어들여 공격루트로 상정하고 있는 파키스탄 북부_아프간남동부 지역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아프간으로서는 방어가 가장 용이한 지역이다.
반면 탈레반 정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700여기의 미국제보병용 대공 스팅어 미사일과 소련제 T_59, T_55 탱크, 수호이ㆍ미그 전투기 등은 성능은 떨어지지만, 게릴라용으로 최적화 돼 있어 산악전투에서는어느 최신 무기보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사위성으로도 확인됐지만, 폭격의 타깃이 될 만한 군사시설이 없다는 점, 기차 한대분 폭발물로살상할 수 있는 게릴라가 3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은 양적, 질적 군사력의 우위가 아프간과 같은 지형에서는 전쟁의 승패로 연결되지 않는다는것을 반증한다.
◇10월부터 시작되는 겨울과 날씨
고산지대에는 거의 일년내내 눈으로 덮여있는 아프간의 겨울은 10월부터 시작된다. 밤이면 영하 수십도 아래로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가 몇 개월씩 계속된다. 추위에 강한 구 소련군이 아프간과의 10년 전쟁에서 결국 패퇴한 것은 지형 뿐 아니라 동상 등 추위에서 비롯된 부상자의 속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루크 두보스 벨기에 육군사관학교교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지상군 투입은 해빙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며 “ 그럴 경우 보병을 포함한 대규모 작전은 내년5, 6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고 말했다.
◇역사가 증명한 무적의 게릴라 전법
정규군 4만 5,000명에 파키스탄,아랍, 우즈베키스탄 출신 용병 1만 2,000명 정도로 알려진 탈레반 병력은 구 소련과의 전쟁, 체첸 파병 등 실전을 거친 백전 노장들이다.
노숙과 거친 음식에 단련된 이들은 지금까지의 전투가 그랬듯 적은 병력, 불리한 화력을 산악지형 특유의 게릴라 전술로 극복, 전쟁을 승리로 이끌 줄 아는 세계 최고의 게릴라 부대라는 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분석이다.
CIA의 고위관계자는 “이들을 최고의 전사를 만드는 데는 아프간_소련 전쟁때 아프간을 지원한 미국의 몫이 크다” 며 “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전술” 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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