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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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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16일) 모든 고속도로는 멈췄습니다. 명절이나 바캉스도 아닌데 웬일이냐고요?명절 준비 때문이었습니다.조상 산소에 벌초를 하려고 고향 땅을 찾은 사람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대관령 취재를 떠났었습니다.

오후 5시에 대관령휴게소를 출발했는데 이튿날 새벽 1시에 중부고속도로 동서울 톨게이트에 도착했습니다. 8시간이 걸린 거죠.

밤 12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갓길까지 주차장이됐습니다. 몰려오는 졸음을 참을 수 없었던 운전자들이 그냥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을 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경부나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했던 사람들은더 고생했다고 합니다.

한동안 교통전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이 벌초 나들이를할 것이고, 다음 주는 명절 대이동입니다. 걱정됩니다.

그러나 고속도로 상행선의 정체현상은 특별한 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매주일요일 일어나는 일상적인 현상입니다.

특히 서울로 돌아오는 상행선의 경우가 심하죠. 고속도로는 물론 서울로 진입하는 모든 간선도로가 북새통을 이룹니다. 도로망의 수용능력보다 차가 월등히 많으니 당연한 것이겠죠. 방법이 없을까요?

가만히 살펴보면 서울을 출발해 고향으로 떠나는 길은 그래도 낫습니다. 자기 고향가까이 가면 아는 샛길이 많아 차량이 분산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귀경은 전혀 다릅니다. 서울 근교의 굵은 도로에만 익숙한 운전자들은 샛길을 모릅니다.그저 고속도로, 국도만 길인 줄 압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차들이 그 도로만 찾으니 막히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겠지요.

샛길을 알려주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요. 물론 지금도 고속도로나 국도가 번잡해지면 우회도로를 권하고 있습니다만 미흡합니다.

차량의 왕래가 적은 산길, 이제는 잊혀진 옛길, 강변의 뚝길, 심지어 조금 규모가 큰 농로까지도 활용해야합니다.

기간도로가 아니라면 귀성과 귀경을 분리해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 합니다.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경기 여주, 이천, 광주 지역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막히지 않는 고장’이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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