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는 11점제의 ‘최대수혜자’가 될 것인가. 11점제로 치러진 2001 SMK코리아오픈 탁구선수권대회 결과를 놓고 보면 이 같은 기대감이 허황돼 보이지만은 않는다.11점제 탁구(보통 7세트 경기)는지난 4월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결정된 새로운 방식.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경기시간을 줄이자는 의도로 도입됐다. 짧은시간에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초반 점수관리와 경기리듬이 매우 중요해졌고 실수가 세트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21점제에 비해승운도 무시 못할 변수.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작용했겠지만이번 대회서 한국선수들이 잇달아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었던 까닭은 11점제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6일 김건환(상무)이 세계랭킹 4위 마린을 꺾은 데 이어 17일 이철승(삼성생명)이 시드니올림픽 단식우승자 공링후이(세계 3위)를 물리쳤을 때도 한국 코칭스태프는 “11점제의 힘”에 대해 얘기했다. 한국은 그동안 난적 중국과의 대결 때 초반 리드를 잡다가도 뒷심과 집중력 부족으로 숱하게 역전을 당한 일이 많았다. 강문수 남자대표팀감독은 “11점제에서는 기량과 함께 승운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중국의 벽이 버거운 우리로서는 반가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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