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 사건에 대해 서구와 이슬람 문명의 대결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을 쓴 새무얼 헌팅턴(74ㆍ사진) 미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17일 “이번 테러는 ‘문명의 충돌’이 아닌 ‘야만의 공격’이다”라고 밝혔다.헌팅턴 교수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의 공동 발행인 요제프 요페와의 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이슬람국가와 국민들의 자세”라며 “지금까지 이슬람 국가들 중 대다수가 테러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냈고, 미 국민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외교 전문 계간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1993년 여름호에 게재한 ‘문명의 충돌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처음으로 제기했던 문제가 이번 미국에 대한 테러로 실제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슬람 세계가 그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반 테러 공동전선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슬람 국민 중 일부가 길거리에서 이번 테러를 찬양하는 현상에 대해 “이슬람세계가 테러 집단을 수수방관하거나 그들과 연대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증오해야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테러 집단은 이미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테러방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미국은 철저한 현장 조사와 인간 첩보 비중을 높이고,외국 정보기관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팅턴 교수는 하버드대 교수와 미국 정치학회장 등을 지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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