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의 육탄전이 워싱턴을 구했다. 11일 피납된뒤 펜실베니아주 산악지대로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승객들이 테러범들에게 저항한 생생한 내막이 드러나고 있다. .USA투데이와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미 연방항공청(FAA)의 조사와 승객들의 휴대전화 내용등을 종합한 결과 UA 93편의 워싱턴 공격은 승객 4명의 고귀한 결단으로 좌절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들은 뉴워크 공항을 이륙한 이 비행기가 테러범 의도대로 워싱턴에 진입했으면 뉴욕 못지 않은 참사가 뒤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막히는 기내의 상황은 이륙후 1시간여가 지난 오전 9시40분께부터 시작된다. 클리블랜드 상공을 지날 무렵 갑자기 4명의 아랍인들이 중간좌석에서 칼을 들고 뛰쳐나오며 “내 허리에 폭탄을 달았다. 꼼짝마라”고 외쳤다.
당시 비행기에는 조종사 2명, 승무원 5명외에 1등석에 12명, 일반석에 25명등 모두 44명이 타고 있었다. 테러범의 기세에 눌려 승객들중 절반은1등석에, 나머지는 후미로 나뉘어 바닥에 엎드렸다.
승객들을 제압한 테러범중 2명은 조종실로 쳐들어가 조종사 2명을 살해한 후 조종간을 잡고 기수를워싱턴으로 돌렸다.
나머지 테러범 2명이 승객들을 위협하고 있는 동안 일부 승객들은 휴대폰으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를 통해 이미 뉴욕 등에서 항공기테러가 발생했음을 알았다. 승객들은 자신들도 같은 운명에 빠져들었음을 직감했다.
그러나 테러범들에게는 불행하게도 비행기에는 담력과 체력을 겸비한 30대 청년4명이 탑승해 있었다. 제레미 글릭(183Cm, 럭비ㆍ유도선수출신), 토드 비머(183Cm), 마크 빙햄(190Cm, 풋볼선수출신), 톰 버넷등은 찬송가 23장을 부르는 것을 신호로 테러범에게 돌진했다. 이들은 결행에 앞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여보 사랑해”“자,돌격”등의 말을 가족들에게 남겼다.
테러범이 제압당해 무조종 상태에서 UA93편이 추락했는 지, 혹은 격투과정에서 추락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UA93 승객들의 장열한 죽음에 대해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은 “우리시대의 이 영웅들에게 자유메달을 상신하겠다”고밝혔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