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호소가 먹혔다.’ 17일 휴장 4일만에 문을 연 뉴욕증시는 대의를 선택한 선택한 투자자들의 투매자제로 우려됐던 폭락사태를 막아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폭락을 우려해 미리 급락한 아시아 및 유럽 증시는 18일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고 서울증시는 정부의 증시안정대책까지 맞물리면서 종합지수 480선 공략에 성공했다.코스닥은 50선 회복에 실패했지만 무려 7.45%나 급등해 상승종목이 628개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증시가 이번 테러쇼크에서 벗어나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같다”며 “불거진 악재가 증시에 상당 반영된 만큼 추가폭락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한번 증시를 뒤흔들 보복전쟁이란 불씨가 남아 있고, 뉴욕증시가 더 이상 애국심으로 기업실적과 경기지표의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불안감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유럽의 동시 금리인하 효과를 크게 믿지않는 분위기다. 때문에 향후 증시가 지수 횡보속에 방향을 탐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18일 상승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란 해석을 하고 있다. 보수적인 분석가들은 아직 가격 메리트에 주목할 시점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시장은 방향없이 안개속을 헤매고 있어, 반등이 나올 때마다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팀장은 “테러 사건에 앞서 발표된 산업생산 및 소비자심리지수 등 각종 지표로 볼 때 미국경제는 불황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1차 성공한 미국의 인위적인 애국심 이벤트가 효력을 다하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다시 팔기 시작하면 서울증시는 다시 하락압력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 측면에선 분할해 저가매수에 들어갈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 측면에서 더 이상 악화할 것이 없고, 보복전의 전면전 가능성이 줄고 있어 테러여파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거꾸로 가는 개인투자가’에 대해선 우려가 높은 편이다.
18일 증시는 저가 매수세를 유입시킨 개인투자가의 ‘나홀로 장세’였다. 그동안 잠잠하던 외국인은 주식(1,115억원)과 선물을 동시 순매도했고,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다짐한 기관들도 외국인을 따라 매물을 내놓았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팀장은 “종합지수 500선이 당분간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비록 주가가 낮아 보여도 전쟁 발발 이후 사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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