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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숙 장편소설 '루마니아의 연인'…'사랑의 분단, 49년' 실화를 소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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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숙 장편소설 '루마니아의 연인'…'사랑의 분단, 49년' 실화를 소설로

입력
2001.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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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분단의 비극은 한반도에만 그 자국을 남긴 것은 아니다. 멀리 동유럽 루마니아에까지 그것은 한 쌍 남녀의 사랑의 비극으로 각인돼 있다.6ㆍ25 직후 북한은 전쟁 고아들을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로 보내 위탁 교육시켰다. 1952~58년 매년 3,000여 명의 고아들이 루마니아로 보내졌다.

현지에는 10여 개의 조선인학교가세워졌다. 소설가 권현숙(46)씨가 ‘인샬라’ 이후 6년만에 발표한 두번째 장편 ‘루마니아의 연인’(민음사발행)은 이 학교에서 만난 루마니아 여자와 조선인 젊은이의 사랑 이야기다. 권씨가 4년 전 루마니아에서 만난 67세 여인으로부터 실제 전해들은이야기다.

처녀 교사마리아 에네스쿠는 조선인학교에서 청년 교사 김명준을 만나 조선어 개인교습을 받다가 사랑에 빠진다.

북한 당국에 결혼신청서를 낸 뒤 수년을 기다린끝에 둘은 결혼했고 2년 뒤 북한으로 소환된다. 하지만 병에 걸린 딸을 치료하기 위해 마리아가 루마니아로 돌아온 것이 두 사람의 40년 이별로 이어진다.

북한의 외국인 배척 때문이었다. 낯설고 먼 나라 루마니아에도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의 현대사가 옮겨졌음을 보여주며 작가 권씨는분단 현실의 비극을 말한다.

젊은 시절마리아가 부쿠레슈티에서 만난 점성술사 노인은 두 사람이 결혼하고, 딸을 낳으며, 오랜 세월 남편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점쳤다.

예언은 틀리지않았다. 노인은 또 “40년 후에 가족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루마니아어 사전을 편찬하고 있는 이 소설의 주인공 루마니아 여인은, 그 예언이 실현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다고권씨는 전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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