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과 워싱턴 테러 사건의 여객기납치범들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오사마 빈 라덴의 범행 연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급진전하고 있다.■알 카에다 조직 개입
납치범 중 상당수는 이슬람 근본주의단체와 관련이 있으며, 이들 중 이슬람 지하드등은 빈 라덴이 지휘하는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하부 세포조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1일 국방부 청사에 충돌한 아메리칸항공(AA)77편의 납치범 할리드 알미드하르가 지난해 10월 예멘에서 발생한 미 해군 구축함 콜호 폭파 용의자와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드하르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콜호 폭파 용의자와 만나는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 사실을 미 중앙정보국이 이민국(INS)에 통보,8월말부터 미 연방수사국의 행적수사가 진행됐다느 것이다. FBI의 '오보'주장에도 불구하고 NBC방송은 만난 장소 등 일부 사실을 제외하고는 뉴스위크의 보도 내용이 '정확하다'고 밝히고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또 알 카에다의 하부 조직으로 추정되는 자아시 아이 모하메드 (모하메드의 군대)의 제2인자인 무프티모하메드 칸이 11일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조사를 받고 있다. 자아시 아이 모하메드는 콜호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던 단체여서 이번 납치범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됐을 수 있다.
FBI가 14일 공개한 납치범 19명 중 왈리드 알 셰리(AA 11편 탑승)등 4명도 빈 라덴의 하부 세부조직으로 보이는 이집트 이슬람 지하드의 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의 조직원들이 4개 여객기에 분산 탑승한 점 등으로 미뤄 이 단체가 이번 테러의 현장 지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납치범 행적
납치 용의자 5명은 1990년대 미해군 항공대의 요람인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훈련을 받았을 수 있다고 뉴스위크가 15일 미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용의자 3명은 자동차 운전면허와 등록상 주소를 펜사콜라 해군항공기지로 기재했으며, 이중 2명은 사우디 아라비아 공군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펜사콜라해군기지에서 훈련을 받은 3명중 사이드 알 가미와 아마드 알 나미는 UA 93편 탈취자 명단에 들어 있다. 그러나 납치범들이 미 군사기지에서 훈련받은 외국인의 신분증을 도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P 통신은 수사당국이 미 남부의교통중심지인 애틀랜타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었다고 보도했다.
■주변 인물 조사
FBI는 이번 테러와 관련 결정적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참고인 2명을 확보, 조사중이다. 이중 1명은 13일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가짜 조종사 신분증을 지니고 있다가 체포된 사람이다.
또 여객기를 납치한 19명외에 테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52명의 명단을 항공사에 배포됐으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100여명의 명단도 배포됐다.
NBC방송은 수사 당국이 12일 텍사스에서 테러범들이 사용한 흉기와 동일한 '박스 커터'와 현금 5,000달러를 소지하고 있던 아유브 알리칸(51)과 모하메드 자위드 아즈마스(47)를 연행,관련 혐의를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들이 은신했던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아파트를 급습,최소한 1명 이상의 관련자를 연행한 뒤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한편 FBI는 피츠버그 인근에서 추락한 UA 93편의 블랙박스 중 양호한 상태로 발견된 음성녹음장치를 분석했으나 유용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미 정부 관계자가 15일 밝혔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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