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대참사가 우리 정치권의 분위기까지 바꿔 놓았다. 미국의 보복공격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정치권은 계속 그 영향권에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정쟁 자제
여야 모두 정쟁을 피하려 애쓰는모습이다. 대변인단을 동원한 비방의 악순환이 크게 줄었다. ‘이용호 게이트’가 현재 여야가 주고 받는 유일한 공방거리이다.
그러나 이런 타의에 의한 정치권평화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남북장관급 회담 결과 등 대북 문제가 불씨를 안고 있다. 미국이 일으킬 전쟁 지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소지도 있다.
■ 국감 실종
정기국회의 최대 이벤트인 국정감사특수(特需)가 사라져버렸다. 국감 둘째 날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뒤 좀처럼 원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뢰’는 곳곳에 묻혀있다. 법사위에서 불 붙인 ‘이용호 게이트’가 대표적. 여당 의원들까지 검찰에 화살을 쏘아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여 갈등 잠복
한광옥(韓光玉) 대표 임명에 대한 소장파 반발, 동교동계와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 간의 공방 등 여권의 내분이 금세 가라 앉았다. 한 대표가 주도한 후속 당직개편도 별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물론 여기엔 ‘그늘’도 있다.
일각의 비토 분위기가 여전해 한 대표 체제의 착근이 쉽지 않아 보이고 여권 조직과 인사들이 제각각 따로 노는 ‘모래알 현상’도 감지된다.
■ 이회창 총재의 이미지 심기
위기상황을 맞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정치권의 초당적 대처를 주도하고 있다. 김대중대통령과의 통화, 국회 결의문 채택, 일부 국정감사 일시 중단 등 대여 및 대정부 협력에 적극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수권 이미지 제고를 의식한 유연한 대응이다. 이 총재로선 조만간 열릴 여야 영수회담이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다.
■ 적기 놓친 JP
DJP 공조 붕괴 후 대여 공세, YS와의 연합 시도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려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테러대참사로 YS와의 회동을 연기해야만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때문이긴 하지만 JP행보는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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