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담당 기자가 가장 많이 받는 독자의 전화는 “성형수술을 잘 하는 곳을 추천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런 난감한 질문을 받으면 “저는 성형 수술을 하지 않아 잘 모릅니다”라고 답하곤 합니다.요즘 직장 여성들을 위해 점심시간에도 쌍꺼풀 수술을 해 주는 성형외과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외모가 개인간 우열과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것으로 생각해 ‘외모 가꾸기’에 온 힘을 다 쏟아 붓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점점 많이 보게 됩니다.
심지어 남성들 사이에도 성형수술 붐이 일고 있어 정신과 의사들은 ‘아도니스 콤플렉스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아도니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죽어서 아네모네가 된다는 그리스 신화의 미청년으로 미남의 상징이지요.
성형외과는 서울에 5,116곳을 비롯해 전국에 1만 9,326곳(올 4월말 현재)이 개업해 날로 성업 중입니다.
최근 한 인터넷업체의 조사에 따르면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단연 성형수술 관련 사이트라는군요.
이 같은 양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는 ‘루키즘(lookism)’이란새로운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성형수술의 선진국은 미국이 아닙니다. 오히려 브라질, 태국, 한국 같은 ‘주변국’이 성형수술의 선진국으로 자리잡았지요.
이 같은 명성은 이미 이웃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일본 여성들은 성형수술계를 만들어 1박 2일 코스로 서울ㆍ부산 등지로 원정을와 성형수술을 하고 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외모 가꾸기가 좋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지나치면 좋지않은 법.
무분별한 성형수술로 인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고 법정 다툼마저 일고 있습니다.“한번 성형하면 자꾸 하고 싶어지는 습관적 성형 심리가 생겨 결국에는 이상한 얼굴이 되고 만다”는 한 정신과 의사의 충고가 귀에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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