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화국때 법무 장관을 지냈던 김치열(金致烈ㆍ80)씨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의해 강제 헌납당했던 1,000억원대의 땅을 되찾게 됐다.서울지법 민사항소1부(이동명ㆍ李東明부장판사)는 14일 김씨와 부인 등 3명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 임야 1만여평 등 1,000억원대 재산을 국가에 헌납키로 한 화해조서를 취소해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준재심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준재심 청구란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화해조서등에 불복해 제기하는 소송절차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김씨는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 등을 통해 땅을 반환 받게 된다.
재판부는 “42일간 불법감금 당한뒤 석방된 김씨가 신군부에 땅을 헌납키로 하고 소송 대리인인 정모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서 화해조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김씨는 강압적인 사회ㆍ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소송위임 서류를 작성한 만큼 화해조서는 무효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3공 당시 서울지검장, 검찰총장,내무ㆍ법무 장관 등을 역임한 김씨는 80년 5월17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부정축재자 조사 때 구속영장 없이 끌려가 42일간 구금 당하고 풀려난 뒤 고덕동 임야 등 5필지(당시 시가 2,700여만원)를 헌납키로 화해조서를 작성했다가, 99년 뒤늦게 준 재심 소송을 냈다.
김씨는 현재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