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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멍 뚫린 공항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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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멍 뚫린 공항 안전망

입력
200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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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밀입국하려던 사람이 인천공항 출입금지 구역을 몇 시간 동안 헤집고 다녀도 아무 제지를 받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미국 심장부 테러사건에 놀라 전국 중요시설물에 특별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가장 중요한 시설의 보안망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 준 사례다. 마음 먹는 사람만 있다면 우리도 그런 일을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12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여객기를 타고 온 베트남 청년이 인천공항 환승구역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기 계류장을 가로질러 공항 담을 넘다가 감시 카메라에 포착돼 경비요원에게 붙잡혔다.

그가 승무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류장으로 내려갈 때 여자 승무원 3명이 동승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보안구역인 계류장을 통과해 500여㎙ 거리의 공항 울타리 앞에 도달할 때까지 한번도 제지당하지 않은 일은 공항 근무자들의 보안 의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 주었다.

만일 그가 여행객을 가장한테러범이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것인가.

인천공항은 평소에도 보안업무가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이 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항이래 적발된 총기ㆍ도검ㆍ실탄 등이 8,600여점이다.

개항직후 한달여 동안은 한 건도 없던 안전 위해물품 적발이 이렇게 많아진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공항당국은 검색능력 향상의 증거라고 말하지만,역으로 보안검색의 맹점을 악용한 범죄집단이 그만큼 많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총알을 숨겨 가지고 나간 한국 대학생이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인천공항은 개항직후부터 보안검색의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아직 보완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수하물 검색 비율을 김포공항 시대보다 4분의1 수준으로 줄였으나 휴대금지 품목이 제대로 적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색장비의 성능을 믿고 검색업무를 민간 경비업체에 위탁했지만, 검색 요원들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수경비원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평소 총기 대신 가스총을 휴대하고 근무하는 것도 검색업무 불안 요인이다.

보안이란 99%를 잘 해도 아무 소용 없다. 1%의 실수가 있으면 99%의 노력은 무용지물이 된다. 안전업무에는 추호의 방심도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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