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현상이 지속되지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은행들은8월의 경우 대기업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기존 대출을 회수했다. 반면 가계에는 무려 4조원 이상의 자금을 대출해줬다.
이 같은 가계대출은대부분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을 담보로 한 것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하는 것은 기업의 경우 향후 불투명한 경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대출해주는 것은 불안한 반면 주택을 담보로 한 개인대출은 ‘떼일 염려’가 없기 때문.
개인들도 대출받는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 됐다. 올들어 3차례 단행된 콜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수신금리가 연 4%대, 신규 대출금리가 연 6%대까지 하락하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거나 사업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이에 모어 댄 뱅크㈜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상품이 다양화하고 있는 대출시장에서 과연어느 은행의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지를 집중 점검했다.
개인들이 대출받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는 금리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연동형 ▦확정금리형 ▦기준금리연동형이다.
CD금리연동형의 경우 3개월CD 유통수익률에 일정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하는 형태로시장금리가 바로 반영된다. 최근과 같은 금리하락기에 유리하다.
확정금리형은 대출 초기 받았던 금리를 만기까지 유지하는 방식이다. CD금리연동형과는 반대로 금리상승기에 유리하고 금리하락기에는 불리하다.
기준금리연동형은 각 은행이 정해놓은 기준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하는 방식이다.통상 1년단위로 재조정된다. 확정금리형처럼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모어 댄 뱅크는 최근과 같은 금리하락기에 유리한 ‘CD금리연동형 대출상품’을 토대로은행들의 대출상품을 분석했다.
▽대출금리ㆍ한도
계속된 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연 6.5~7.5%수준을 보이고 있다.금리는 CD금리에다 2% 안팎의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된다.
현재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은 조흥은행으로 1년만기 대출의 경우 최저 연6.31%를 제시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대출기간에 따라 가산금리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1년짜리의 경우 가산금리 1.8%, 10년의 경우 가산금리2.45%를 적용하고 우대고객에게는 별도의 금리혜택을 준다. 반면 씨티은행은 대출금액 1억원 이상은 연 6.9%, 5,000만~1억원은 연7.5%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한도는 같은 담보라도 천차만별이다. 서울의 시가 1억5,000만원짜리 아파트에소유자의 경우 제일은행이 1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ㆍ한빛ㆍ하나은행이 1억~1억1,160만원,외환ㆍ조흥은행이 9,000만원대의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에 따라 대출한도가 3,5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 대출기간ㆍ상환방법
CD금리 연동형 대출상품의 경우 대출기간이 5년 미만인 상품이 많다. 장기대출인 경우는 금리변동에 부담이 없는 확정금리상품이나 일반 기준금리 변동대출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로 대출을 받고 만기 때 다시 연장하는 대출상품이많다. 그러나 평화ㆍ신한ㆍ제일은행처럼 30년 이상의 장기 대출이 가능한 은행도 있다.
대출상환방법도 은행마다 큰 차이가 있다. 외환ㆍ하나ㆍ주택ㆍ국민ㆍ기업ㆍ한미은행은 만기일시상환 1종류만 활용하고 있다. 반면 신한ㆍ조흥ㆍ평화은행은 만기일시, 원리금균등, 원금균등상환의 3종류 상환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설정비용ㆍ상환수수료
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는 부대비용이 든다. 이 부대비용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하는것이 근저당설정비용이다. 통상 설정비용은 대출금액의 0.7~1.0% 가량이다.
은행들은 당초 올 6월말까지만 설정비 면제혜택을 부여하고 7월부터는 설정비를 개인들에게 부담시켰으나 최근 대출시장 선점 경쟁이 가열되면서 대부분이 설정비 면제 혜택을 부활시켰다. 단 대출받은 뒤 만기 전에 상환하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설정비용 면제는 중도상환 수수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설정비용을 면제해주는 경우 일정기간 대출을 유지해야만 수익이 보장된다.
이 때문에 대출을 조기 상환할 경우 대부분 은행들은 일정 비율의 조기상환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조기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기간과 비율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으나 보통 3년 이내 상환할 경우 상환금액의 0.5~1.5%까지 부과하고있다.
▽기타서비스
담보대출은 대출 관련 서류를 지참하고 은행을 방문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대출 전담직원을 두고 상담과 출장서류 접수까지 처리해주고 있다.
현재 대출 전담직원이 있는 은행은 하나ㆍ한미ㆍ제일ㆍ씨티은행이며,상당수 은행들이 대출 전담직원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보> 머니오케이(www.moneyok.co.kr) 문의> 모어 댄 뱅크 (031)789-8300,8377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어떻게 조사했나
모어 댄 뱅크㈜는 자사 소속 금융전문가 17명을 통해 이달 3일부터 11일까지 9일동안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내용을 정밀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국민 기업 서울은행 등 12개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씨티은행).
전문가들은 각 은행들이 제시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모든 조건을 조사한 후 이를 토대로 담보대출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작용하는 조건을 7개의 항목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평가항목은 ▦대출한도 ▦대출금리 ▦대출기간 ▦대출상환방법 ▦설정비용 ▦상환수수료 ▦기타서비스 등이다.
모어 댄 뱅크의 김종언이사는 “각 은행의 아파트담보대출조건 중 대출한도는 각 은행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시하는 조건과 각 지점 대부계를 통해 얻은 자료를 근거로 평가했으며 나머지 항목들은 콜센터의 안내 및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 내용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기존 高금리 대출상품 低금리로 갈아타세요
금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폭락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기존 고금리 대출을 떠안고 있는 고객들이 적지않다.
은행들이 대출 갈아타기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이유이지만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안하면 혜택을 봐야 얼마나 되겠느냐”는 안일한 심리도 한 몫을한다.
하지만 불과 1~2년전 연 13~14%에 달하던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요즘 6%대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한다면 꼼꼼히 비교해본 뒤대출 갈아타기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기존 대출금리과 신규 대출금리간 금리 차이가 2% 이상일 경우 이자절감 효과가 있다고분석한다. 중도상환 수수료와 함께 등록세, 법무사수수료, 인지대 등 부대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최고 2% 정도의 금리차와 맞먹기 때문이다.
최근에는대부분 은행들이 근저당설정비 면제 서비스를 다시 재개한 만큼 설정비 부담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조만간 새로운 주택임대차 보호법이 시행될 경우 주택담보가치가 대폭 낮아져 세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대출금액이 최고 25%까지 줄어드는 만큼 대출을 갈아타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대출을 갈아타기로 마음 먹었다면 우선 자신의 주거래 은행을 찾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고객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액과 대출금리 차별화가 심해같은 은행이라도 고객에 따라서는 대출금리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따라서 자신이 단골로 이용하는 주거래 은행을 찾아가는 것이 금리 및 대출한도에있어서 가장 유리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6%대 후반으로 내놓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동이 되는변동금리 상품이다.
당장은 금리가 낮더라도 3개월마다 금리 변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대출기간 중 금리가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경기회복과함께 자금 수요가 늘면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를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중금리 연동대출이 더 불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대체로 향후 1~2년간은 저금리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변동금리 상품에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5년 이상 장기대출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괜찮다. 금리는 변동금리 상품보다 1.5~2%포인트가량 높지만 금리 상승 위험이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적어도 2~3년 뒤에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부 은행에서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이용하다가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도 내놓고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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