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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大참사 / 현지 한인들 표정…한인 여교수 일가족 셋 사망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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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大참사 / 현지 한인들 표정…한인 여교수 일가족 셋 사망 첫 확인

입력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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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들에게 납치돼 세계무역센터(WTC)빌딩에 충돌한 유나이티드항공(UA) 소속여객기에 한국인 여교수가 남편, 딸과 함께 탑승했다 숨진 것으로 밝혀져 교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보스턴 의대 교수인 김지수(34)씨는 11일 오전 8시께 컴퓨터회사 부사장인남편과 딸(2)과 함께 보스톤을 출발해 LA로 가는 UA여객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남편이 휴대폰으로 아버지에게 “스튜어디스가 칼에 찔렸다. 다른 곳으로 납치돼 가는 것 같다”고 알려옴으로써 밝혀졌다.

김씨는 버클리 의대를 거쳐 보스턴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재직해 왔으며, 남편 출장 길에 LA 한인 타운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83)를 찾아보기 위해 딸과 함께 LA로 가던 길이었다.

최악의 테러사건에 가족과 친지, 이웃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느라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뉴욕과 워싱턴 교민들은 12일에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교민 민철홍씨는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대부분의 교민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전화로 서로 안부를 묻고 있다”면서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발견됐다는 등 흉흉한 소식이 끊이지 않아 ‘다음 목표는 어디일까’라는 공포에 싸여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에 사는 교민 박광석(58)씨는 “사건발생 후 모든 학교와 상가들이 문을 닫고 교통이 마비되는 바람에 전쟁상황을 방불케 했다”고 전날 상황을 전한 뒤 “한국전쟁 이후 이런 난리판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욕 주재 한국 총영사관을 비롯해 현지 한인회 등이 사건직후 비상연락망을 구축,교민들의 안전과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나 전화연결 상태가 좋지 않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최악의 테러참사로 인한 교민들의 인명피해가 그렇게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한인회 관계자들은 한숨을 돌리고 있다.

월드트레이드센터(WTC)에 근무하던 상사주재원들도 LG화재보험의 구본석 지점장외에는 확인된 실종자가 없고 WTC 지하의 어학원(OPMI)과 세탁소, 슈퍼마켓 등에서 일하던 교민들도 대부분 1차 충돌 후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알려졌다.

윤정남 뉴욕한인회장은 “WTC 붕괴에의한 희생자보다는 WTC에 부딪힌 비행기가 보스턴발 LA행이라서 한국인들이 상당수 탑승하지 않았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LA공항당국은 문제의비행기에 한국인 10여명이 탑승했다는 가족들의 주장에 따라 가족들을 시내 호텔로 불러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WTC 인근에는100여개의 한인 가게들이 밀집해 있어 재산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회장은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피해규모를 집계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지사의 권종현 과장은 “미국언론들도 사망자수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피해가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은 차라리 사치인 것 같다”면서 “늘분주하던 세계의 중심에 정적만이 감돌아 오히려 더 공포스럽다”고 전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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