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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러시아워2' 동·서양 투캅스의 폭소탄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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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러시아워2' 동·서양 투캅스의 폭소탄 세례

입력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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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예외는 있다. 1편보다 나은 속편. 재키 챈(성룡)과 흑인 배우 크리스터커, 그리고 브렛 래트너 감독이 그 ‘예외’를 만들어 냈다.‘러시아워2’(Rush Hour2)는 1998년의 1편보다 훨씬재미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든가, 대사 딸 납치 사건보다 더 황당하고 엉성한‘위조지폐범과의 대결’이라는 비판조차 할 틈을 주지 않을 만큼 웃기는 영화.

사실 1편은 미국용이었다. 유머와 재치 넘치는 동양 액션, 재키는 그것이 좁은홍콩의 뒷골목이 아닌 미국 대도시 대로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자동차 사이를 누비며 재키는 마치 원숭이처럼 재주를 부렸고,미국 관객은 그 이색적인 액션에 넋을 잃었다.

그러나 그의 모습에 익숙한 아시아에서는 새로울 것 없고, 서툰 영어 대사로 인해 오히려 어색해 보였던재키.

2편은 그 부분까지 계산에 넣었다. 따라서 전략을 바꿨다. 동서양 모두 이색적인충돌로 재미를 주자.

등장인물의 구성상 홍콩과 미국이란 무대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영화로서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이제 몸놀림이 그렇게 날쌔지못한 재키의 액션보다는 코미디에 비중을 두고 ‘러시 아워2’는당연히 크리스 터커의 영화가 됐다. 그가 홍콩에서 빚어내는 해프닝은 동양인에게도, 서양인에게도 유쾌할 수밖에 없다.

흑인 배우들의 코미디 특징은 ‘수다’. 잠시도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그들의 호들갑이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LA경찰 카터(크리스 터커)의 호들갑은다르다. 그것이 바로 우리는 잘 알고 있는 동양문화에 대한 엉뚱한 오해와 호기심, 그리고 주변상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명충돌에서빚어지기 때문이다.

홍콩 거대한 마피아 조직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천지도 모르고 제멋대로 춤과 노래를부르고, 그들에게 으름장을 놓다가 기겁하고 달아나는 카터, 마사지 걸들에게 자신을 과시하려고 천지도 모르고 마피아 보스에게 달려드는, 24시간입을 안 다물어 ‘세븐 일레븐’(편의점)이란 별명이붙은 이방인.

리(재키 챈)는 호들갑에 때론 장단을 맞추고 수다를 부채질하며 미국 영사관 폭발사건 수사에 그를 끌어들인다. 티격태격하는 둘의 대화,액션까지 코믹 버전이다.

비계에 대롱대롱 매달려 추락할 위험에 처해도 그 상황을 웃음으로 연결시키는 일을 잊지 않는다. 여기에 홍콩 택시기사, 노점상 아줌마까지 가세해 카터의 낮선 문명에 대한 오해를 웃음으로 연결시킨다.

그런 웃음이 리의 아버지를 배신한 경찰 출신의 위조지폐 밀매단의 두목 리키(존론)와 그의 심복인 악녀 후(장쯔이)의 음모와 날카로운 존재까지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후반 무대로 설정된 라스베이거스의 중국인 카지노 역시 사건의흐름을 따라 선택된 것이라기보다는 ‘인종차별’로 또 한번 웃기는 터커와 둘의 화려하고 재치있는 쇼다.

‘코미디는 10초 간격으로 한번씩 웃겨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파트너가만난 버디 무비는 그 원칙에 끝까지 충실했다.

물론 재키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디저트인 NG 장면모음까지 폭소는 이어진다. 영화가 좀유치하고, 엉성하다거나 터커의 원맨쇼이면 어떤가.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데. 그것을 무기로 ‘러시 아워2’는 올해 미국 개봉작 중 ‘최단시간 1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고, 3편 제작까지 확실히 보장해 놓았다. 21일 개봉.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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