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구청 벤처타운을 떠나 구로공단 벤처집적 빌딩인 ‘키콕스’로 입주한 실험실용 소프트웨어 개발벤처인 캠아이넷(www.cheminet.co.kr) 이헌주(30) 사장은 어느새 ‘구로맨’이 됐다.“테헤란밸리 포이동 등 벤처단지의 장단점을 찬찬히 따져봤더니 가장 경제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입지로 구로공단이 단연 최고더군요.”
이 사장이 꼽는 구로공단의 매력은 장황하다. 넉넉한 인터넷 전용회선, 법률 특허 세무사무실 등 지원기관, 초현대식 건물 외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ㆍ무료 회의실, 바이어와 만나기 적당한 지리적 요건….
“시중보다 10%이상 저렴하게 아기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까지 단지 내에 있어 기혼직원들도 벌써 구로 예찬론자가 됐어요.”
구로에 벤처들이 몰려들고 있다. 구로공단이 다양한 생산기반 및 부대시설, 공항 테헤란밸리 여의도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 ‘벤처 하기’ 좋은 여건을 두루 갖춰 벤처의 신 메카로 각광받고 있는 것.
지난 해 10월부터 벤처 입주가 시작된이곳에는 7월 현재 153개 벤처(키콕스빌딩 47개 업체)가 들어섰고 구로공단을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의 입주계약 사무실에는 하루에도10여통씩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구로단지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다른 벤처단지와 비교도 안되는 싼 임대료. 키콕스빌딩에 입주한 벤처기업의 경우 평당 1년 보증금이 190만원에 불과하고 월세 전환도 가능하다.
특허 및 세무사무소 등 벤처 지원기관은 평당 보증금210만원,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은 12만원의 푼돈으로 최신식 빌딩을 이용할 수 있다.
키콕스빌딩 이외의 아파트형 공장은 분양가가 테헤란밸리 월임대료와 비슷한 평당 320만~350만원.
이외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입주업체마다 인터넷 전용선 E1급 2회선을 설치해주고 한국벤처자문㈜ ㈜내외기업컨설팅 현대종합상사㈜ 등과 마케팅 회계 법률 인력 등 분야별 17개 기관과 협약을 맺어 입주업체의 경영상 애로점을 해결해주고 있다.
70여명의 구로 입주 벤처 CEO들의 모임인 ‘CEO 클럽’의 왕해주(44ㆍ메모테크놀러지 대표)회장은 “벤처기업 활동에 대한 원스톱서비스가 구현된 장소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구로지역을 자랑했다.
실제로 ‘벤처 하한가 시대’인 요즘에도 소너스텔레콤이란 회사의 경우 올 한해2,000억원의 매출이 확실시되고 아이비즘은 1,000만 달러 미국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등 구로 벤처들의 알토란 경영소문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왕 사장은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려면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벤처지원팀 관계자는“벤처거품이 사라지면서 발빠른 알짜 ‘굴뚝 벤처’들이 외양이 그럴듯한 테헤란밸리보다 내실있는 구로공단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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