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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열전] (1)MBC미술센터 의상담당 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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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열전] (1)MBC미술센터 의상담당 강현주

입력
200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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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 벗으세요! 한복은 순 우리 속옷을 입어야 맵시가 나요.” MBC 의정부 세트장에서 홍은희 김유미 이아현 등‘상도’의 여주인공들에게 지시하는 그녀의 눈은 .“남주씨 직장 여성 분위기를 풍기려면 파란색의 심플한옷이 좋겠어요.” 옷 잘 입기로 유명한 김남주와 김현주, 차인표 등스타들이 출연한 MBC 주말극 ‘그여자 네 집’ 촬영장. 색상에서부터 디자인까지 연기자들의 의상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MBC 미술센터 의상 담당 강현주(38)씨. 경력 16년의 베테랑으로 여의도에 선명성이 자자하다.

각종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의 출연자 의상은 대부분 그녀의 손과 눈을 거친다. 시청자들은 스타들이 입는 옷에는 관심은 많지만 그 의상을 연출한 사람은 잘 모른다.

“다시 태어나도 방송사의상 담당을 하겠다”는 강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미술센터에 입사하면서부터다.“

하나의 창조적인 영상물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제가 작업한 의상을 좋아하면 그것으로족합니다.” 강씨가 의상 일을 하는 동기이자 직업관이다.

방송사 의상 담당은 단순한 의상 전문가가 아니다. 의상에 대한 센스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흐름, 연기자나 출연자의 외모적 특성, 캐릭터의 성격, 시대적 유행감각까지 모두 파악해야 하고 거기에 독창성까지 갖춰야 한다.

“예를들면 부드러운 분위기의 이재룡씨가 ‘상도’에선 카리스마가 있는 임상옥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강한 원색의 의상을 주로 입혀야하죠. 김현주씨는 고전적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한복 속옷과 겉옷의 조화를 잘 이뤄야 해요.”

의상 담당 의견을 존중해 순순히 말을 듣는 연기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연기자들도있다. 강씨가 가장 힘든 것은 연기자들이 극의 흐름과 다른 의상을 고집할 때이다.

“드라마의 내용에 맞는 의상을 권하면 공주과(?)에 속하는 탤런트들은 예쁜 옷만을 고집해요. 결국 연기자의 의사대로 예쁜 옷 입고 나오면 드라마가 이상해집니다.

이럴 때 가장 화가 나요.” 영화 의상 일도 하고 있는 그녀는 ‘영원한제국’ 의 주연 안성기의 의상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체격이 작아 보이는 안성기가 왕(정조)의 분위기가 날 것 같지 않아 양복 조끼를 안에 입히고 왕 의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대성공이었다.

그녀는 현대극보다 의상 담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많은 시대극이나 사극을 선호한다. 한 드라마가 기획되면 연출자와 작가, 그리고 출연자가 모여 회의를 한 뒤 의상 개념을 잡아 준비를 한다.

극본이 나오기 시작하면 내용에 따라 의상준비에 들어간다. 현대극은 연기자의 코디들이 드라마 내용을 전달 받고 의상을 준비해 오지만 극의 흐름과 맞지 않으면 강씨가 지시해 다른 의상으로 교체한다.

사극의 경우는 전문학자들의 고증을 받고 역사적 자료를 많이 활용해 옷을 만든다. “보통 사극이나 시대극 의상을 제작할 때는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여가 걸리죠. 고증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외국 자료까지 참고합니다.”

그녀는 연기자들이 “드라마에서 권했던 의상이 참 좋다” 라고 말해 줄 때, 그리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을 때 철야하면서도 행복하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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