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와 현대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비지터’는1993년 프랑스에서 1,300만 명의 관객을 모으고 1억 달러 이상 수입을 올린 프랑스 최고의 화제작이다. ‘저스트비지팅(Just Visiting)’은 바로 할리우드판 ‘비지터’다.프랑스 영화 ‘토마’를 미국으로 가져와 ‘나 홀로 집에’로 흥행몰이를 했던 제작자 존 휴즈와 ‘비지터’의감독인 장 마리 프와레와 주연 장 르노가 짝을 이뤘다.
원작 ‘비지터’처럼 중세에서 현대에 잘못 건너와 엉뚱한 실수를 연발하는 중세 기사의 이야기이지만 장 르노가 사랑에 흠뻑 빠진 순정파 기사로 좀 더 나긋나긋한 모습을보여 준다.
12세기 기사 티보는 약혼녀 로잘린과 결혼식 직전, 워릭 백작의 음모로 로잘린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마법사의 도움으로 사건 직전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그가 깨어난 곳은 시카고의 한 박물관 중세 코너.
그의 눈앞에 나타난 로잘린은 자신의 먼 후손인 줄리아. 줄리아는 그가 오래 전 실종된 사촌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샤넬 향수를 통째로 마시기, 변기에서세수하기 등 해프닝이 만발. 웅장한 중세의 성, 환각에 바진 티보의 눈앞에 나타난 갖가지 기묘한 모양의 인간들, 요술 단지에서 나오는 공룡을 닮은괴물 등 할리우드 그래픽 기술이 잘 차린 부페상처럼 눈요기와 웃음거리를 만들어 낸다.
전편과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면 티보와 앙드레(크리스티앙 클라비에)의 관계. 바닥에 앉아 주인님이 던져주는 고기 뼈나 핥아대던 앙드레는 줄리아의 이웃 처녀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간관계에 눈을 뜬다.
펑키한 옷차림에 멋진스포츠카, 현대적 삶의 매력에 도취된 그를 시카고에 머물게 함으로써 영화는 미국식 자유주의의 기초 위에 서 있음을 슬쩍 드러낸다. 유쾌한 프랑스코미디가 할리우드의 화려한 옷을 입은 영화. 15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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