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만을 따지지 않는다. 내 취향에 맞고 내가 하고 싶은 요리에 도움이 되면 누가 뭐래도 산다. 나는 ‘보보스’족이다.”최근 ‘보보스’족을겨냥한 주방 소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보스(Bobos)’는 1960년대 히피로 대변되는 ‘보헤미안(Bohemian)’과 80년대 여피로 상징되는 ‘부르주아(Bourgeois)’의 앞 글자를 딴 말로 21세기에 새로 등장한 엘리트계층을 일컫는 신조어.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서도 값싼 졸부 취향에서 벗어나 개성과 자기 취향에 맞게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방기구는 이들이 가장 큰관심을 보이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은데다 남녀 가리지 않고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와인 30~60 병을동시에 보관할 수 있는 와인 셀라(저장고), 와인 종류별로 달리 쓰는 크리스탈잔, 야채ㆍ치즈ㆍ과일ㆍ계란 전용 칼, 에스프레소까지 뽑아내는 커피메이커등 이들이 애호하는 주방 소품은 전문업소 수준. 첨단 액정모니터를 달아 TV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냉장고까지 등장했다.
주방기구 전문회사 톤첼리(02-512-6930)가최근 내놓은 20개 들이 칼 세트는 온갖 종류의 칼을 다 모았다. 뼈 있는 고기를 써는 넓적한 칼, 피자나 케이크를 떠낼 때 쓰는 납작한 칼,딱딱한 치즈에 구멍을 내는 죽순 모양의 칼 등등. 반숙한 계란의 윗부분만 잘라내는 칼도 있고 야채 껍질만 살짝 벗겨내는 칼도 있다.
와인 셀라, 와인 잔, 와인따개 등도 눈길을 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2만 원대 벽걸이 형 와인 셀라는 기본. 진동을 최소화해 와인을 제대로 숙성시킬 수 있는 500만~600만원짜리 전문 셀라까지 출시됐다. 보졸레, 프로방스, 보르도 등 산지에 따라 달리 쓸 수 있는 와인 잔도 여러 제품이 나와 있다(와인 밸리ㆍ02-485-6228).
이밖에 일반 원두로 에스프레소용커피 가루를 뽑아내는 커피메이커, 칼 4개를 한꺼번에 세워서 보관할 수 있는 칼집, 식탁 위의 레일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일랜드식 도마도기능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보보스형 주방기구들이다. 커피메이커 제조ㆍ수입업체 뮬리넥스 코리아의 최수정 차장은 “보보스족을겨냥한 주방 소품들은 웬만한 전문업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제품 특징을 알면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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