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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몸] (6·끝)파올로 마스카니 '인체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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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몸] (6·끝)파올로 마스카니 '인체해부학'

입력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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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마스카니(PaoloMascagniㆍ1775~1815)의 인체 해부화는 18세기 말에 만들어진 초대형 의학서적 ‘유니버설해부 도해’ 에 실려있는 그림이다.17~18세기작가들은 보이는모든 것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특히 인체를 그리는 작업은 그 어느 작품보다 정밀한 묘사로 이루어졌다. 단백석처럼 광택이나는 힘줄,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근육, 붉은 동맥과푸른 정맥의 세밀한 얽힘, 가늘고 날카롭게뻗어나간 신경의구성은 정밀하게 묘사하던 시대의예술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있다.

그러나 정밀한 묘사가 무조건 훌륭한 그림이라고는 할수 없다. 인체의 어느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는 작가들의 치밀한 관찰은 인체구조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주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림을 보는 이로 하여금 인체를 이해하는 데 혼란을 느끼게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은 지나친 정확성은 몸의 미스터리를 풀어준 것이 아니라, 몸을 더욱 더 생소하고 혼란스런것으로 교란시켰다며 이 같은그림을 의학서적에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항의했다. 심지어 프랑스 생리학자 제비아 비샤(1771~1802) 는 이런 그림은 변조이며, 의학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19세기 이후의 해부학 서적을 보면 마스카니의 그림 같이 극사실적이고 흥분된 그림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 판화에 있는몸은 인체구조의 세부조직이 일일이 명기되어있고, 기하학적으로 이어받은 규격된 포즈를 취한다. 요즘 의학서적에 실려있는 인체는 인체를 지도화한 것같이 정보중심이돼 있지만, 이것은 본다는 행동을 중요시한 18세기 작가들과 안다는 교육적인행동에 중심을 둔 의사들의 가치관의 차이에서 온 결과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스카니 당시의 극사실적인 인체 그림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20세기초 초현실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1821~1867) 같은 예술인들이었다. 보들레르에게 마스카니 당시의 그림들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어둡고 추한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생소한 아름다움을 찾게 해 주었다.

미술사가ㆍ 문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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