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국무부 장관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무성 장관은 8일 2차 대전의 전후청산문제는 50년 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서명으로 해결됐다고 거듭 주장했다.다나카 장관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진 샌프란시스코 조약 50주년 기념식 후 파월 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일본 방위청 장관 등이 참석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당시 일본은 많은 이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손해와 상처를 입혔다”며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전 총리가 1995년 발표한 담화문에 기술된 깊은 사죄와 양심의 가책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전후 청산문제에 대해서는 “샌프란시스코조약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고 일본은 이 조약에 따라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도 “전시고통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많은 미국인들이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감정들을 인식해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조약에 따라 개별적인 배상 근거는 소멸되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이날 오페라 하우스 밖에서는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 인권단체 회원 등 750여명이 몰려와 일본 정부에 대해 전쟁범죄공식사과와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피해자들의 배상요구를 원천 봉쇄하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위에 참석한일본군 군대위안부 출신인 김순덕(81)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전쟁 범죄를 자행하고도 아직 사죄와 배상은 커녕 진실을 외면하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이날 기념식 연설을 통해 미일 양국의 경제문제와 아
·태지역의 안보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강건한 동맹 관계가 불가결하다"며 전략적 동반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대량 파괴 무기,미사일 문제에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한미일 3국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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